지난 8일 미대사관 앞에서 '미국NMD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는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
굶주리는 북한 주민들의 참상에 가슴 아파하면서, 여전히 냉전의식에 사로잡혀 북한 동포 돕기를 주저하는 남한 시민사회를 보면서 또 냉전해체 1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두터운 한반도 냉전의 얼음장을 고착화하고자 하는 국내외의 냉전주의 세력에 분노하면서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세우고자 젊은 사람 몇 명이 시작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민네트워크'(평화네트워크http://www.peacekorea.org).
경험도 밑천도 없이 '평화운동'이라는 낯선 주제를 가지고 시민운동을 한다는 것이 쉽게 될 리 만무했다.
그러나 한 명의 상근자와 10여명의 자원활동가, 그리고 월 30여 만원의 후원금을 가지고 1년 반 동안 꿋꿋하게 버텨왔다.
이제는 상근 인력이 두 배로 늘었고, 미국에서 대학을 마친 교포도 인턴으로 일을 돕고 있다.
▼벤처(?)NGO 평화네트워크▼
평화네트워크는 벤처기업과 닮은 점이 많다. 자본 없이 사람과 아이디어만 믿고 일을 저질렀다는 점,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 젊다는 점, 그리고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점 등.
단 한가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면, '돈'이 아닌 '평화'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사실 지난 1년 반동안 이 벤처사업에 쏟아 부은 돈은 잘 나가는 벤처기업의 하룻밤 술값에도 못 미친다.
그래도 우리 평화네트워크에는 소중한 '엔젤투자자'들이 많이 있다.
돈 내면서 활동하는 평화지기들, 공짜로 받아볼 수 있는데도 굳이 구독료를 내고 Peace Mail을 받아보고 있는 후원회원들, 지겹도록 배달되는 Peace Mail을 끊지도 않고 받아보고 있는 2,000명이 넘는 독자들, 그리고 '쌈빡한' 얘기도 없는데 홈페이지를 부지런히 찾아주는 네티즌들.
▼홈페이지에는 '재미없는' 자료가 풍부▼
평화네트워크가 상상을 초월하는 저예산을 가지고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터넷이 있다.
철저하게 인쇄물을 배격하고 단체소개부터 활동내용까지 홈페이지에만 게재한다. 소식지라고 할 수 있는 Peace Mail도 이메일로 보내니 한 사람한테 보내든 2000명에게 보내든 비용은 제로이다.
평화네트워크 홈페이지에는 정말 '재미없는' 자료가 풍부하다. NMD·TMD, 비핵지대, 군축 등 개념부터 생소한 자료부터 남북관계, 주한미군 등 일반 언론에서 많이 다루는 주제도 좀 색다른 시각에서 다룬 자료들까지 운영자조차도 정확한 수치를 모를 정도로 자료가 쌓여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 자료의 90% 이상은 자체적으로 생산한 것이다.
그래도 작년까지는 주한미군 문제를 중심으로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문제를 가지고 운동을 펼쳤다.
그래서 홈페이지를 찾는 사람도 많았고, 후원회원으로 가입한 분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인기 없는' 주제에 매달릴 생각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2'를 찍겠다며 냉전시대에나 유행했을 법한 메가폰을 들고 설쳐대는 미국의 냉전주의자들부터 경제위기와 붕괴되는 민중의 삶을 외면하면서 군사비 증액에 혈안이 된 이 땅의 냉전주의자들까지 감시 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한반도 유일의 평화문제 전문 매거진 'Peace Mail' 창간▼
현재 평화네트워크는 3월초 창간을 목표로 'Peace Mail'이라는 한반도·국제 평화문제 전문 이메일 매거진 준비호를 발행하고 있다.
이름에서 풍기듯이 이메일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함으로써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에서 만들게 됐다.
구독을 원하는 분은 홈페이지(www.peacekorea.org)에 접속해서 이메일 주소만 적으면 뚝딱이다.
물론 구독료는 없다.
미안해하지(?) 마시고 마음껏 받아 보고 주위에 알려 주시길….
글/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cnpk@orgi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