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씨년스럽다는 표현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방배 카페골목을 찾아간 그날의 첫 느낌은 그러했다. 예전의 활력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 단순이 찾아오는 사람들이 줄어 들었다는 것보다는 옛날의 무언가가 빠져나간 분위기. 하지만, 이곳에서도 나름대로의 위치에서 전통과 멋을 지키고 있는 장소가 많아 다행이었다. 이중에서 제일 먼저 찾아간 '장미의 숲'
1976년 문을 열었으니 방배동에서만 25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지하에 있던 바를 지상 1층으로 올리고 지하는 레스토랑으로 계속 운영하고 있다. 오래된 연륜 때문인지 찾아오는 사람들도 대체로 점잖은 40대의 중년들이 주류를 이룬다.
오픈 당시 특이한 이름과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이미 많은 방송국에서 야외촬영지로 다녀갔고 잡지 속 멋진 사진으로 나온 적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
하지만, 이제는 촬영을 거부한단다. 이유는 손님들이 너무 불편해 한다는 점. 주인의 조금은 고집스럽지만, 이 집에 끊임 없이 많은 단골들이 생기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레스토랑 '장미의 숲'은 외부만으로도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전면 유리를 가릴 정도로 밖에는 나무들로 가득하다.
유난히 나무를 찾기 힘든 방배카페 골목에서 자연스럽게 눈에 뜨일 수 밖에 없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가 보이고 온통 와인 병으로 둘러 싸여 있다. 바의 뒤쪽으로 LP판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지하는 1층으로 들어와서 대형 장미벽화를 찾아서 지하로 내려가면 편안한 분위기의 지하레스토랑이 나타난다. 마침 찾아갔을 때 카운터를 지키고 있던 중년의 사내가 김상훈 사장이었다. '맛있는 음식을 손님들이 드시고 맛있다고 말씀하실 때가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김 사장의 추천 메뉴는 안심 스테이크. 아직까지 이것을 먹고 기분 나쁜 표정으로 나간 사람이 없을 정도. 다만, 중후한? 분위기 때문이지 젊은 사람들의 출입은 거의 없단다. 참! 상호인 '장미의 숲'은 등록을 했기 때문에 아무나 쓸 수 없다.
◇위 치
이수교차로에서 방배동 카페골목 입구. 영양센터 맞은편
◇지하철
4호선 총신대입구에서 마을버스 이용하면 3분거리 도보로 10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