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TV비평]MBC '일밤', 산만한 내용에 표절 의혹까지

입력 | 2001-02-12 18:31:00

MBC '일밤'의 코너 '이심전심'


MBC 는 주제가 명확하지 않고 구성도 산만하다. 그나마 이경규 김용만 박경림 등 개그맨의 재치가 재미를 주긴 하나 오버 액션이 많아 프로그램의 흐름을 방해한다. 1시간 반동안 이런 내용이 방영되는 데에 대한 의문마저 든다.

11일 오후 방영한 내용을 보자.

이날 처음 시작한 코너 ‘이심전심’은 시청자들과 오락의 ‘이심전심’이 되지 않았다. 특히 강현수 송수영 등 연예인들이 짝을 이뤄 자동차 2대를 나란히 몰며 그 사이에 막대기를 걸치거나 금붕어 어항을 달고 장애물을 지나 100여m를 운행하는 장면은 한번 따져봐야할 대상이다.

소제목은 ‘어항속의 금붕어를 살려라’였지만 시청자들은 “아예 금붕어를 죽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는 생물을 두고 그런 게임을 하는 것은 몰상식하다”(이숙희·대학생) “느리긴 하지만 자동차로 게임하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김경숙·주부)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정다운씨는 인터넷 MBC의 토론방에 “자동차에 연결된 막대기나 붕어을 목적지까지 옮기는 것은 지난해 8월 일본에서 본 프로그램과 너무 똑같다”는 표절 의혹까지 제기했다.

‘건강보감’코너의 ‘허리고민 완전해결’편은 허리 건강에 대한 정보는 없진 않았으나 많은 시간이 이경규 김용만 등의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채워졌다. 김용만은 허리를 풀어주는 10가지 춤이라며 엉덩이 춤을 춰댔고 이경규는 1000원짜리를 꺼내 달래는 등 수준 낮은 ‘장난’이 많았다. 또 김용만이 허리와 등에 침을 맞고 있는데 그 위에 볼펜으로 마구 긋는 장면은 “엽기적이고 사람을 무시한다”는 시청자(김현아·유인경)의 지적을 받았고 자막도 맞춤법이 맞지 않아 ‘입만 살은(산) 이경규’라고 틀리게 넣었다. 이 코너는 난데없이 ‘뿅망치’ 맞기 게임으로 번져 연출진이 프로그램의 흐름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줬다.

세 코너 중 ‘신동엽의 러브 하우스’는 따뜻한 한 가정의 모습을 담고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길거리의 노인들에게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자”(박경희), “어려운 환경에서 겨우 연명하는 이들에게 그같은 혜택을 주자”(곽효정) 등의 시청자 지적이 적지 않아 제작진의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