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인터넷]경매사기 고장난물품 올려 돈만 '꿀꺽'

입력 | 2001-02-12 18:35:00


‘인터넷 경매 쇼핑 사기 조심.’

인터넷 경매와 쇼핑사이트를 통한 사기가 빈발하고 있다. 대형 쇼핑몰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회사가 중간에 끼어 물건 매매와 관련한 소비자 피해를 구제받기가 쉽지만, 경매 사기는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직거래가 이루어져 소비자가 피해를 보기 쉽다. 판매자가 대금만 가로채고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허위 과장광고로 소비자를 유혹한 뒤 터무니없는 물건을 보내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2일 인터넷 사이트에 가짜 ‘사이버 쇼핑몰’을 개설한 뒤 물품 구입을 의뢰한 고객들로부터 7500여만원을 가로챈 김모씨(26·무직)를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미국은 지난해 온라인 경매사이트를 이용한 네티즌의 40%가 사기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리의 경우에도 범죄발생과 피해사례가 급증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 실태〓서울경찰청에 이날 구속된 김씨는 지난해 8월 인터넷에 ‘노트북을 특별할인가에 판매한다’는 허위 광고를 낸 뒤 이모씨(32·회사원)로부터 자신의 은행계좌로 220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최근까지 모두 84차례에 걸쳐 사기행각을 벌였다. 김씨는 사이버 쇼핑몰을 이용해 사기를 했을 뿐만 아니라 경매사이트에 판매자를 가장해 들어가 구입자를 유혹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해말 피해자들이 대책모임 사이트를 만들어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꼬리가 잡혔다.

지난해 9월 부산에서는 중고 캠코더와 노트북을 팔겠다는 허위광고를 낸 뒤 대금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7차례에 걸쳐 1000여만원을 가로챈 10대 2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또 6일에는 백화점 등에서 훔친 여성의류를 경매사이트에 올려 판 여대생 2명이 경찰에 구속돼 경매사이트에서 장물까지 거래되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허위과장광고도 문제다. 옷수선을 부업으로 시작하려던 주부 강모씨(33)는 지난해 12월 경매사이트에 오른 일본제 재봉틀을 3만원에 낙찰받아 돈을 보냈으나 배달받은 재봉틀은 전혀 작동이 안됐다. 판매자와는 통화가 끊겼고 거래를 주선한 경매사이트측은 두 사람간의 거래이므로 자신들에겐 책임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보호원에 고발된 이같은 온라인 사기 고발건수는 1803건. 99년의 306건에 비해 무려 489%가 증가했다.

▽외국의 경우〓지난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꼽은 10대 인터넷 사기 중 1위가 경매 사기였다. FTC에 신고된 경매 사기 관련 소비자 불만사례 건수는 97년 107건에서 98년 2300건, 99년엔 1만700건으로 늘어나 3년 만에 무려 100배가 증가했다. 피해액은 1건당 평균 675달러(약 85만원).

지난달 미국의 전국소비자연맹(NCL)과 여론조사기관 해리스 인터랙티브는 온라인 경매사이트를 이용한 조사대상 네티즌 3500만명 중 40% 이상이 사기 등의 피해를 본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경매 소비자 유의점▼

한국소비자보호원과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온라인 물품거래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매매 보호제도(Escrow)를 활용하고 있는 경매사이트를 이용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다음은 소비자보호원 등이 밝힌 소비자 유의점.

①개인과 개인 직거래를 삼가자

판매자와의 직거래를 삼가고 물건이 배달된 뒤 입금이 이뤄지는 매매 보호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경매사이트를 이용하자.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사이트 16개 업체가 이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②인터넷 약관을 살피자

인터넷상에서 상품정보를 보고 구입한 물품이 애초 제시된 광고와 다르거나 하자가 있으면 배달 후 20일 이내에 교환 반품 환불이 가능하다. 이같은 약관이 제시되어 있는 사이트를 이용하자.

③판매자 신원-연락처 확인 필수

판매자의 주소 전자우편주소 전화번호 등 기본정보확인은 물론이고 광고문구 사진 등을 저장해놓으면 향후 분쟁해결에 도움이 된다. 되도록 현금결제보다는 카드결제가 안전하다.

▼온라인 거래 피해고발 신고센터▼

△경찰청 사이버 테러 대응센터(02―3939―112·www.police.go.kr)

△소비자보호원 산하 사이버소비자센터(02―3460―3411·www.econsumer.or.kr)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02―551―0406·dispute.kiec.or.kr),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02―1336·www.cyberprivacy.or.kr)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