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니발 렉터의 매력은 사람들이 ‘오페라의 유령’이나 ‘노틀담의 곱추’와 같은 고전적 비극의 주인공에게 느끼는 매력과 같습니다. 그것은 ‘어둠 속 존재’에 대한 인간의 영원한 호기심이지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탄 ‘양들의 침묵’ 이후 10년만에 제작된 속편 ‘한니발’에 다시 출연한 앤서니 홉킨스. 이 영화에서 그는 전편처럼 지능적인 식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역을 맡았다.
베를린영화제 특별초청작으로 상영된 ‘한니발’은 베를린영화제에서 단연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그는 영화가 끝난 후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물어뜯을 듯 이를 드러내는 렉터 박사의 제스처를 선보이며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회견장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
‘양들의 침묵’이후 10년을 굶었기 때문일까. 그는 리들리 스코트 감독이 연출한 ‘한니발’에서 피와 살점으로 범벅이 된 살인마의 실체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는 ‘한니발’에 흥건한 피만 넘쳐흐른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 영화를 보고 거부감을 느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사람들은 실제의 내가 채식주의자라는 데서 안도를 얻고 싶어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고기 대신 생선을 먹는다는 점에서 채식주의자는 아니다.”
그는 다음 속편(‘레드 드래곤’)에도 출연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편 정도 더, 되도록 빨리”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한편 지난주 금요일 미국에서 개봉된 ‘한니발’은 일요일까지 3일간 580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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