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터치다운에 최선을 다하라.’
12일 오전 10시31분(한국시간 13일 0시31분) 사상 최초로 소행성 착륙에 나선 무인 우주탐사선 슈메이커에 떨어진 명령이다. 1996년 2월17일 발사된 슈메이커는 지난해 2월14일 소행성 ‘433 에로스’ 궤도에 접어들었으며 이날 착륙 시도는 최후의 임무인 셈.
슈메이커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연구소와 미 항공우주국(NASA)에 의해 공동 제작돼 발사됐다.
슈메이커는 착륙 시도 전까지 에로스 탐사 임무를 착실하게 수행해 왔다. 지난해 에로스 궤도에 들어선 후 20∼30㎞ 상공에서 표면 촬영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6㎞ 상공, 올해 1월24일에는 3㎞ 상공까지 근접해 1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사진들을 찍어 지구로 전송했다.
12일 착륙 시도의 또다른 주요 목적중 하나는 손바닥만한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500m 상공에서 에로스표면을 촬영하는 것이다.
에로스는 지구로부터 3억1600만㎞(태양과 지구 거리의 2.1배) 떨어져 있다.
길이 33㎞, 지름 13㎞로 미 뉴욕 맨해튼 만한 크기이며 지구보다 오래 전에 생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껍데기에 싸인 땅콩처럼 가운데 부분이 움푹 들어간 모양이다.
중력이 지구의 1000분의 1 정도밖에 안돼 몸무게 60㎏인 어른이 에로스에 섰을 경우 무게는 60g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미약한 중력에도 불구하고 생성 연도가 오래돼 바위들이 잘게 깨져 매우 고운 흙들이 표면에 깔려 있다.
이날 슈메이커가 착륙을 시도하면서 촬영한 사진들은 17분 동안 우주공간을 날아와 NASA 웹사이트(www.nasa.gov)를 통해 생중계됐다.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