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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김영익/노후위한 주식투자로 바뀌어야

입력 | 2001-02-13 18:32:00


주식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식문화가 변해야 하며 당국은 이를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주식시장은 대체로 여유자금을 활용하는 수단이었다. 그러나 인구 노령화나 경제구조의 변화를 고려하면 주식시장은 노후생활을 준비하는 투자수단으로까지 변해야 한다.

우리나라 인구구조를 보면 65세 이상 인구가 6% 정도로 선진국의 15%보다 낮지만 20년 후면 지금의 선진국 수준에 이를 것이다. 생명공학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인구구조의 노령화는 더욱 빠르게 진전될 가능성이 크다. 인구의 노령화를 현재의 연금제도나 재정으로 지탱하는데는 틀림없이 한계가 있을 것이다. 국민 스스로가 노후생활을 준비하고 주식시장이 그 수단으로 활용돼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구조의 변화를 보면 주식문화가 바뀌어야 할 이유가 좀 더 분명해진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 경제는 8% 안팎의 성장을 달성했다. 그러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경제는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머지 않아 5% 정도의 성장이면 높은 성장으로 받아들여질 때가 올 것이다.

저성장과 더불어 물가가 안정되면 저금리도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저금리 때문에 은행예금으로 노후를 대비하는 것은 충분치 않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많은 가계가 노후생활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주식에 투자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그 추세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노후생활을 준비하는 수단으로 주식시장이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높아져야 한다. 주식시장의 변동폭이 크고 수익률이 채권수익률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가 안정국면에 접어들면 금융부문이 실물부문보다 더 빨리 발전하고 주식수익률이 채권수익률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노후에 대비하는 투자수단으로 주식문화가 변할 때 비로소 주식 수요 기반이 튼튼해지고 주가도 안정적으로 오를 수 있다. 경제 주체들은 스스로 인구나 경제 구조의 변화에 적응하고 정책 당국도 이를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영익(대신경제연구소 경제조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