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삼성화재의 ‘갈색 폭격기’ 신진식과 ‘재간둥이 세터’ 최태웅.
둘은 용인 수지에 있는 팀 숙소에서 한방을 쓰는 룸메이트다. 2년 전 입단한 최태웅이 신진식과 호흡을 맞추지 못하자 신치용 감독은 둘이 항상 붙어다닐 수 있도록 짝을 지어준 것.
15일부터 시작되는 2001삼성화재 배구 슈퍼리그 3차대회와 최종결승전을 앞두고 이들 룸메이트는 한가지 ‘결의’를 했다. ‘님도 보고 뽕도 따자’는 것. 바로 삼성화재의 슈퍼리그 5연패와 개인기록 부분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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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 도와야 한다는 것을 두 사람은 잘 알고 있다. 제아무리 한국 최고의 거포라도 세터의 토스가 너무 낮거나 높은 식으로 흔들린다면 제대로 된 강타를 터뜨릴 수 없는 일이기 때문. 마찬가지로 불세출의 세터라도 자신의 토스를 공격수들이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김세진과 함께 삼성화재 공격을 양분해 온 신진식은 특히 무릎부상으로 김세진이 빠진 이번 슈퍼리그 1, 2차대회 경기에서 위기 때마다 공격의 돌파구를 열며 ‘해결사’의 임무까지 떠맡아왔다. 따라서 삼성화재가 슈퍼리그 5연패의 금자탑을 세우기 위해서는 신진식의 공격루트가 계속 활기를 띠어야만 하고 이를 위해 최태웅과 신진식의 ‘찰떡 호흡’은 절대적인 조건.
각자 노리는 개인기록도 사정은 똑같다. 신진식과 최태웅은 현재 각각 공격종합부분 4위와 토스부분 2위를 달리며 정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공격종합부분의 경우 1, 2, 3위인 이경수(한양대) 김종화(대한항공) 정평호(성균관대)가 모두 3차대회에는 뛸 수가 없어 신진식의 추격 정도에 따라 순위가 결정된다. 현재 1위 이경수와 신진식의 공격성공 수의 차이는 115개. 삼성화재가 최종결승에 오른다면 신진식이 뛸 수 있는 경기는 6∼8경기. 이번 대회 신진식의 한경기 평균 공격 성공 수는 20개 정도. 따라서 최태웅과 호흡만 척척 맞는다면 막판 역전극은 충분히 가능하다.
현재 상무 김경훈에게 퍼펙트 토스 수에서 93개가 뒤져 있는 최태웅도 한경기 평균 퍼펙트 토스가 30개로 막판 대역전극이 충분히 가능하며 토스 퍼펙트를 위해서는 먼저 서브리시브가 세터에게 정확히 와야만 한다. 그만큼 여오현 석진욱과 함께 팀의 수비를 떠맡고 있는 신진식의 안정된 서브리시브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