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유동성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낙관론과 펀더멘털, 미국 기업의 실적악화를 이유로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들 증권사의 ‘한국 시장관’은 증시에서 각각 순매수와 순매도로 연결되고 있어 투자에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낙관론을 펴는 외국계 증권사는 모건스탠리와 살로먼스미스바니.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스트래티지스트인 어제이카퍼는 12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기대되고 있고 한국의 유동성 흐름이 개선되고 있어 2차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주에 대한 투자를 늘리라고 충고했다. 모건스탠리는 이 자료에서 MSCI지수 상의 한국 투자비중인 9.5%보다 7%포인트 정도 높은 16.2%로 높이라고 권고했다.
살로먼스미스바니도 최근 발표한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아시아 시장의 경우 적절한 비중축소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 대해서는 비중확대 의견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아시아 통화의 평가 절하 추세가 수출 감소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 그리고 금리인하가 국내 수요를 진작시킬 것이라는 점을 비중확대의 이유로 꼽았다.
반면 쟈딘플레밍(JF)과 CSFB의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JF증권은 최근 아시아지역 전략보고서에서 “한국증시는 연초부터 이어진 외국펀드의 현금자산 배분으로 수혜를 입었지만 펀더멘털의 분명한 개선이 없기 때문에 자산배분이 쉽게 바뀔 수 있다”며 한국에 대한 비중축소 의견을 그대로 유지했다. JF증권은 또 국내 유동성흐름이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면서 펀더멘털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홍콩에 대해서는 비중확대 의견, 대만에 대해서는 중립의견을 제시했다.
CSFB도 국내 증시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관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CSFB는 “연초의 주가급등으로 아시아 증시의 가격 메리트가 거의 사라졌고 미국 첨단기업들의 실적악화가 아시아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비중축소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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