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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답방 '전력'이 변수…北, 지원 강력요구

입력 | 2001-02-14 18:39:00


정부가 대북(對北)전력지원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법을 찾지 못해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북한이 전력지원문제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연계시킬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남한에선 ‘대북 퍼주기 논란’ 등 내부여건이 무르익지 않아 자칫 이 문제로 남북관계가 어긋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북은 7일부터 평양에서 열렸던 남북 전력협력실무협의회 1차회의에서 현격한 입장차이만을 확인했다. 남측은 ‘선 실태조사, 후 지원논의’란 입장을 편 데 반해 북측은 ‘50만㎾ 송전 전제, 제한적 실태조사’를 주장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북측은 “3차 장관급회담(작년 9월·제주도)에서 이미 전력지원에 원칙적으로 합의해 놓고 지원시기를 늦추는 이유가 뭐냐” “(북한의)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적극 협력하겠다던 김대중대통령의 베를린선언(작년 3월)은 거짓말인가”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대북전력지원 11개 방안
(한국전력이 작년 12월 외부전문기관에 용역 의뢰한 결과)

방 안

비 용

내용(사업기간, *는 남북 합의시 즉시 가능)

발전용 무연탄 지원

420억원

정부비축 및 산지재고 무연탄 지원(*)

발전용 중유 지원

1125억원

국내생산 중유 지원(*)

발전설비 긴급보수지원

80억원

북한발전소의 취약설비 분해점검 교체공사(12개월)

노후발전소 성능 복구

400억원

노후설비 전면 개보수(27개월)

유휴발전기 이설

140억원

제주도의 유휴발전기를 북한으로 이설(12개월)

소용량발전소 긴급건설

1300억원

국산 내연발전기 3대 건설(22개월)

대용량화력발전소 건설

4000억∼7000억원

입지여건에 적합한 발전방식의 발전소 건설(60개월)

노후송배전설비 보강

2000억원

북한설비 실태조사와 협상결과에 따라 시공(*)

남측 송배전선로 연장

440억원

남측은 한전 주도, 북측공사는 협상결과에 따라 시공(40개월)

장거리초고속 송전선로 연장 건설

2800억원

〃(49개월)

남북전력연계기반 구축

5조2000억원

북한전역에 대한 필요설비 보강(10년)

그러면서 전력지원에 대한 성과가 없을 경우 김국방위원장의 답방 등 앞으로 전반적인 남북관계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북 전력지원은 남측의 잉여전력, 전력지원설비 가설 등 객관적 조건 이외에도 정치권과 국민의 공감대 형성, 군사적 전용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우려 등 풀어야 할 변수가 워낙 많아 정부로선 이래저래 난감한 실정이다.

중앙대 이상만(李相萬·경제학)교수는 “전력지원에 대한 확답이나 확신없이 김국방위원장이 서울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전력지원 문제로 김국방위원장이 ‘체면이 깎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서울 답방은 물론 남북관계가 전반적으로 난기류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coo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