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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별들의 내각' 내분 조짐

입력 | 2001-02-14 18:39:00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지 채 한달도 안되는 지금 주요 각료들간의 내분이 심상치 않다.

갈등을 보이고 있는 각료들은 이른바 ‘외교 안보 4인방’. 이 중 딕 체니 부통령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과 불편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지가 13일 보도했다.

▽체니 부통령과 라이스 보좌관의 갈등〓체니 부통령은 최근 각료급 장관들이 모여 대통령에게 보고할 외교안보 현안을 결정하는 ‘장관위원회‘를 자신이 주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회의는 원래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재해 왔으나 체니 부통령이 관심을 보이자 부시 대통령은 라이스 보좌관에게 자리를 양보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니 부통령은 또 라이스 보좌관이 주재하는 국가안보위원회(NSC)가 인력 감축으로 영향력이 줄어든 틈을 타 국제 전문가들을 자신의 팀에 뽑아들여 ‘대체 NSC’를 가동시킬 채비를 갖추고 있다는 것.

워싱턴 정가에서는 과거의 부통령들처럼 뒤로 물러나 있지 않고 사실상의 총리 역할을 수행하는 체니 부통령을 ‘초(超)국가안보보좌관’ ‘막후 국방장관’ ‘실세 비서실장’ ‘절반의 대통령’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고 타임스지는 전했다.

▽파월 국무장관과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갈등〓두 장관은 주요 국방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파월 장관은 럼스펠드 장관이 유럽신속대응군 증강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조건부 지원의사를 표명했다.

파월 장관은 과거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때부터 체니 부통령과 친했던 럼스펠드 장관이 국방 장관 물망에 올랐을 때 이를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파월 장관이 럼스펠드 장관을 견제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체니 부통령과 ‘주도권 싸움’을 벌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