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양(16)과 전화 통화한 127명을 찾아라.’
서울지검 소년부(신만성·愼滿晟부장검사)는 15일 K양과 원조교제한 의혹을 받고 있는 남성 127명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K양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상습적으로 원조교제를 한 혐의(윤락행위방지법 위반)로 지난달 검찰에 구속됐다.
검찰은 이 기간 동안 K양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조회해 130여개의 전화번호를 입수했다. 이 가운데 K양의 친구나 친지 명의로 확인된 번호를 제외한 나머지 번호 127개의 소유자가 수사 대상이다.
K양이 진술한 원조교제 횟수는 60∼70회. 검찰은 의혹을 받고 있는 127명을 모두 K양과 대질해 실제 원조교제를 한 남성을 찾아낼 방침이다. 이들은 대부분 20∼40대의 중소기업체 사장과 자영업자라고 검찰은 전했다.
고등학교 1학년을 다니다 지난해 10월 가출한 K양은 주로 낮에 서울 강서구 일대의 PC방에서 원조교제 대상을 물색해 상대와 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는 것. 검찰은 K양이 일주일에 보통 5, 6명의 성인 남자를 만나 1회에 5만∼20만원씩 받고 관계를 가졌다고 말했다.검찰은 최근 전화번호 리스트를 서울지방경찰청에 넘겼고 서울의 각 경찰서는 현재 관할 구역별로 해당자들을 찾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 상습적으로 원조교제를 한 청소년을 입건할 경우 상대를 끝까지 추적해 모두 처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혐의가 확인된 이들을 모두 구속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심중이다. 현재 원조교제를 한 성인은 구속 수사하는 것이 원칙. 하지만 수가 워낙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K양의 경우 직업적으로 원조교제를 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조만간 전국의 원조교제 사건 처리 현황을 취합해 신병처리 기준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