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재무관이 "일본 경기침체가 계속된다면 세계 경제에서 일본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16일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다.
17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 회담에 미야자와 기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함께 참석할 예정인 구로다 재무관은 "일본 경제가 둔화를 보임에 따라 다른 나라들은 세계 경제에서의 일본의 역할에 대해 신뢰를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동안은 낮은 성장률을 보이거나 전혀 성장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하반기에는 3% 정도의 성장률을 회복하고 내년에는 2~2.5%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의 근거로 그는 무엇보다도 미국 기업들이 수요감소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빠르게 생산을 줄이고 있는 점을 꼽았으며, 다음으로 미국 정부가 융통적으로 경제적 조치들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당분간 유연한 통화완화 조치를 취한 후에 올 하반기 예상되는 대규모 감세와 같은 재정정책을 동원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와 함께 "현재 일본에서는 디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며 "디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재정정책이 아닌 통화정책을 써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8월까지만 해도 일본정부와 중앙은행이 경제를 보는 시각이 매우 달랐으나 최근에 와서는 시각차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구로다 재무관은 현재 G7국가들의 일본에 대한 기대가 옅어지고 있는 점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일본이 90년대 연간 평균 1%의 경제성장률을 보인 이후 다른 G7 국가들은 자신들이 너무 오래 기다렸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G7국가들은 일본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해도 최소한 2~3%의 성장률을 유지하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미heav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