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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엿보기]‘수퍼스타’의 비중은?

입력 | 2001-02-16 17:09:00

14일 왼쪽 발목부상을 당한 웨버가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며 벤치로 물러나고 있다.


운동경기 중 수퍼스타 한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종목은 무엇일까?

축구나 야구의 경우는 포지션과 역할이 확실히 구분되기 때문에 선수 한명이 승패를 좌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농구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상대적으로 좁은 코트위에서 10명의 선수가 뒤엉켜 플레이를 하는 특성상 자리나 임무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조금 과장하면 이런경우도 가능하다.만일 A라는 팀이 불세출의 슈터를 보유하고 있다면 나머지 4명은 슛을 전담한 그 선수가 보다 쉽게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임무에만 전념하고 수비를 열심히 한다면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것이 농구다.

16일(한국시간) NBA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홈 구장 로즈가든에서는 서부컨퍼런스 최강 팀끼리 흥미로운 맞대결이 펼쳐졌다.

‘올스타 군단’포틀랜드를 응원하러 온 홈팬들은 상대가 ‘NBA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새크라멘토 킹스의 전력을 알기에 숨막히는 접전을 예상했다. 거기다 지난 두번의 대결을 모두 패한 터라 설욕을 바라는 마음도 간절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1쿼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승패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싱겁게 끝났다. 포틀랜드는 1쿼터를 18점차로 앞서는 등 일방적인 경기끝에 105-81 완승을 거뒀다.

포틀랜드가 이번시즌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새크라멘토를 상대로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은 단 하나.

새크라멘토의 ‘수퍼스타’ 크리스 웨버가 빠졌기 때문이었다. 지난 14일 유타전에서 발목부상을 당해 4경기 가량 결장이 예상되는 웨버가 없는 새크라멘토는 강호다운 면모를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블라디 디바치(19득점·8리바운드) 혼자 지킨 골밑은 웬지 허전했고 득점 리더가 빠져 상대수비로부터 훨씬 강한 압박을 받은 ‘페야’스토야코비치(12득점)는 부드러운 슈터치를 자랑 할 여유를 찾지 못했다. NBA 29개 팀 중 경기당 팀득점(100.7)1위를 달리고 있는 새크라멘토는 이날 평소보다 20점 가까이 득점력이 떨어졌고 야투 성공률은 고작 39%에 그쳤다. 웨버가 차지하는 비중을 읽을 수 있는 대목.

반면 포틀랜드는 수비에 대한 부담감을 던 채 데이먼 스타더 마이어(20득점·6어시스트)와 스티브 스미스(17득점),본지 웰스(13득점) 등 주전들이 골고루 활약했다.

포틀랜드는 새크라멘토와의 승차를 3게임으로 벌이며 서부컨퍼런스 태평양지구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