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음식 중 한국인의 입맛과 가장 일맥상통한다는 이탈리아 요리. 마늘 고추 등 ‘화끈 매콤한’ 양념이 많이 들어가고 버터보다 토마토 올리브 허브 등 야채를 재료로 한 소스가 발달돼 있어 찾는 이들이 나날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젊은 층을 상대로 한 중저가의 파스타 전문점이 인기이며 강남 일대에서는 2, 3년 전부터 고급 이탈리아식당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연예인에서부터 정치인까지 다양한 계층의 단골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 고급식당에서는 음악콘서트 명품패션쇼를 여는 등 ‘문화이벤트’를 곁들이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제이탈리아외국인요리학교(ICIF)의 한국예비학교(서울 서초구 방배동·02―3472―2111)에도 이탈리아 정통 요리법을 배우려는 수강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 학교 심재호 원장은 “이탈리아로 유학 가는 9개월 과정에 조리사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몰리고 있다”며 “신청자가 많아 국내 강좌를 신설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음식의 대표격인 파스타는 밀가루를 반죽해 만드는 것으로 스파게티, 마카로니, 라비올리, 라자냐, 카넬로니 등을 ‘총칭’한다. 국수에 시금치, 오징어 먹물, 당근즙 등을 넣어 색깔을 달리하고 야채, 닭고기, 해산물 등 수만가지의 재료로 소스를 만들 수 있다. 소스에 따라 맛도 천차만별인 파스타는 전채요리로 분류된다.
주 요리(세콘도 피아토)로는 올리브오일로 튀긴 오징어 튀김, 새우 허브 등을 이용한 생선구이, 밀라노풍 송아지요리, 피렌체풍 갈비 스테이크 등 각양각색이다. 대개 복잡한 소스를 치지 않고 담백하게 굽거나 찌고 그렇지 않으면 튀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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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 만한 이탈리아 전문 식당
▽힐튼호텔 내 ‘일폰테’(02―317―3270·서울 중구 남대문로)
1987년 이탈리아 정통음식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 곳으로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와 최불암 백지연씨 등 유명 인사들이 자주 찾는다. 지난해 5월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요리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파스타의 달인’ 정찬대씨(37)가 부주방장으로 일하고 있다.
농어 왕새우 연어 등 주 요리는 2만6000∼3만2000원, 15종류의 파스타는 1만4500∼1만9000원이다. 커피 적신 쿠키, 일리 커피, 초코가루, 치즈크림 등으로 만든 ‘마스카포네’(7000원)는 입맛을 개운하게 해주는 별미 후식으로 꼽을 만하다.
▽하얏트 앞 ‘라 쿠치나’(02―794―6005·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지붕 벽 창 등의 구별이 애매한 알루미늄 복합패널로 독특한 건축미를 자랑하며 개업 11년째를 맞고 있다. 50여가지 메뉴를 갖추고 있으며 파스타는 1만2000∼1만5000원대. 외교관 사업가 등이 많이 찾고 있어 예약은 필수.
▽‘일 마레’ 본점(02―3444―8697·서울 강남구 신사동)
이탈리아에서 건축학 공부를 했던 주인이 ‘캐주얼풍 음식’을 표방하고 차린 곳. 크림소스의 강도를 낮추는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퓨전화한 것이 특징이다. 젊은 인기연예인의 발길이 잦은 편인데 소프라노가수 독창회 등 문화공연이 틈틈이 펼쳐진다. 인사동점, 강남역점, 명동점, 신촌점 등 4곳에 체인망을 갖추었다.
▽‘베네디지오네’(02―518―3838·서울 강남구 청담동)
신라호텔에서 직영하는 고품격 이탈리아 레스토랑. 달팽이요리 해산물수프 바다가재 샐러드 등 해산물 코스요리(6만7000원) 등 주 요리가 있고 점심때에는 직장인을 위한 스파게티, 수프 등 2가지 메뉴의 런치스페셜(8900원)이 준비돼 있다.
▽‘본 뽀스토’(02―544―4081·서울 강남구 청담동)
게살스파게티 등 10여종의 파스타가 1만3500∼1만8000원, 바다가재 등 주 요리는 2만3000∼4만원 등이다. 힐튼호텔 ‘일폰테’에서 배출된 주방장이 요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