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미국 진출 3년째를 맞는 김병현의 올해 ‘화두’는 싱커와 체력. 지난해부터 연마한 싱커가 시속 150㎞대에 이르는 직구와 면돗날 슬라이더의 위력을 더해줄 ‘창’이라면 체력은 162경기 전 경기를 대기해야 하는 불펜투수인 그의 ‘방패’인 셈이다.
다음은 김병현과의 일문일답.
―싱커 개발은 잘 돼가고 있나.
“투구 폼을 바꾸고 있다. 아직까지는 타자를 상대로 던져 보지 않아 더 두고 봐야 될 것 같다. 연습투구때는 공 10개 던지면 1개꼴로 싱커를 섞어서 던진다.”
―올해 보직은 어떻게 될 것 같나.
“보직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선발이든 마무리든 중간이든 구단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할 뿐이다.”
―지난해 후반기 체력이 떨어져 기대에 못 미쳤는데….
“체력 부족에 대해선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그러나 절대적인 비교에서 체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경험이 없었을 뿐이다. 오히려 지난해 스프링캠프때보다 훈련량을 줄이는 대신 시즌때 체력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체력 문제와 관련해서 비위가 약해 미국 음식과 환경 적응에 실패한 것이 패인이었다는 지적도 있는데….
“인정한다. 아직도 된장찌개에 대한 향수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요즘은 고기도 잘 먹는다. 올겨울에 체중도 78㎏에서 85㎏으로 늘렸다. 이제 이 체중을 그대로 유지할 작정이다.”
―랜디 존슨이나 커트 쉴링 같은 대투수와 함께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나.
“둘 다 자상하게 잘 가르쳐준다. 존슨은 마이너리그 투수가 갑자기 메이저리그에 올라와서 너 만큼 잘하는 선수는 처음봤다고 격려해줬다. 사실 존슨은 내 나이때 마이너리그에서 생활했다.”
―현재 느끼는 아쉬운 점이 있다면….
“훈련이나 경기가 끝난 뒤 다른 선수들은 가족과 함께 집으로 가는데 나는 항상 혼자 숙소로 돌아갈 때 외로움을 느낀다. 고독을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은 훈련을 하는 것뿐이었다. 나도 빨리 결혼해서 가정을 갖고 싶다.”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