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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북한 IT통신 용어 어떻게...

입력 | 2001-02-18 18:29:00


“인터네트란…. 한마디로 세계의 콤퓨터 통신망을 하나로 련결한 망으로 많은 봉사를 받을 수 있다. 인터네트를 리용하고자면 자기가 사용하는 콤퓨터가 인터네트에 련결돼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모뎀을 리용해 전화선으로 접속할 수도 있다.”

리명희, ‘과학연구와 정보통신―인터네트’, 과학의 세계 1996년 2호 (북한원전)

남과 북이 분단된지 반세기가 훌쩍 지났다. 그동안 남북한 간에는 언어마저 ‘분단’되는 심각한 현상이 초래됐다. 정보통신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비트컴퓨터 조현정 사장은 “리낙스(리눅스) 란(랜·LAN) 등 발음이 다른 경우는 물론 워낙 생소한 용어가 많아 처음엔 북측 관계자의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사장은 현지 안내인에게 한참을 물어보고 나서야 무릎을 쳤다.

북한의 정보통신 용어는 남한에 비해 우리말 표현이 많은 게 특징이다. 탐색(Search) 보관(Save) 건너뛰기(Skip), 덧쓰기(Overwrite) 등은 우리와 비슷하거나 쉬운 표현들. 북한 당국이 정보통신분야 개발에 강한 의지를 보인 97년 이후부터 사용이 허가된 콤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람, 하드디스크, 레이저 디스크, 인터네트 등 외래어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다. 그 이전에 북한은 전자계산기(컴퓨터), 변조복기(모뎀) 등의 표현을 썼다.

하지만 이런 용어들은 ‘빙산의 일각’이다. 아직 대부분의 정보통신 용어에선 남과 북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 ‘기억기(메모리)’, ‘봉사자(서버)’ ‘통합봉자수자망(ISDN)’ ‘정의역(도메인)’같은 말은 ‘통역’ 없이는 이해가 거의 불가능하다.

남북간 정보기술(IT)산업 교류를 위해서는 용어의 호환성내지 통일작업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북한에 공장을 세우고 운영할 때 ‘말’이 다르다면 낭비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남한의 앞선 기술을 북한에 보급해 정보격차를 줄여야 통일 후 남북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도움말〓서강대대학원 북한전공 전병길씨·holiman@hanmail.net)

afric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