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한달간 해양수산부와 7개 관련기관을 대상으로 ‘항만시설공사 집행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들 기관이 국내 항만시설 이용에 대한 국내외적 수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18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중국의 급격한 성장과 일본 항만시설의 기능 저하로 한국의 항만이 물류 처리의 최적지로 부상했는데도 해양수산부 등이 적정수준의 항만시설 확보를 위해 자체 재원을 확보하거나 투자배분비율을 높이는데 소홀했다는 것.
감사원 관계자는 “2001년 이후 항만시설 확보율이 1990년대 수준인 60∼70%대로 떨어져 국가경쟁력 약화는 물론 앞으로 2011년까지 10년간 수출입 화물의 선적과 하역 적체가 예상됨에 따라 최대 54억2762만달러의 화물처리 수입을 날려버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또 87년 시작된 9개 신항만 건설사업과 관련해 투자 우선순위가 높은 인천북항 부산신항 광양항 평택항 등에 집중 투자하지 않고 다른 항만에 분산 투자함으로써 항만개발이 늦어지고 수도권 항만 물동량의 적기 처리가 곤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감사원은 해양수산부 항만국 항만개발과 이성구 사무관이 97년 5월∼99년 3월 목포신외항 진입도로 축조공사를 관리 감독하면서 공사로 생긴 바위들을 다른 항만의 축조공사에 사용토록 함으로써 약 36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며 상을 주라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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