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비추미가 ‘겨울 바스켓 여왕’에 등극했다.
삼성생명은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2001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한빛은행 한새를 65―63으로 누르고 3승(1패)을 먼저 거둬 챔피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여자프로농구 통산 6번의 리그 중 4번이나 우승컵을 거머쥐며 명문팀의 위용을 과시했다.
전날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3점슛 12개를 앞세워 98―67, 무려 31점차로 대승을 거뒀던 삼성생명은 이날 4차전에서도 정확한 외곽포(3점슛 11개)로 한빛은행을 물리쳤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3점포 8개를 성공시키며 양팀 최다인 30점을 몰아넣은 ‘토끼’ 변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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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로선 장신(1m80)인 변연하는 중학시절까지 센터였으나 부산 동주여상에 진학하면서 가드로 전업한 ‘재간둥이’. 변연하의 외곽포는 국내에서만 알려진 것이 아니다. 여고 3년때인 98년 9월 일본 도쿠시마에서 벌어진 아시아청소년여자농구대회에서 득점왕과 3점슛왕에 오르며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변연하는 99년 신인왕을 차지하긴 했어도 3년차가 될 때까지 예전의 이름값을 제대로 못했다. 발바닥과 발목통증에 시달렸던 것.
지난해 여름리그 이후 치료에만 전념해 통증이 사라지자 변연하는 그동안의 부진을 한꺼번에 만회하려는 듯 펄펄 날았다. 변연하는 이날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63표 중 36표를 받아 생애 첫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날 경기는 종료 1분전까지만 해도 승패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치열했다.
변연하의 3점포를 앞세워 4쿼터에서 줄곧 7, 8점을 앞서나간 삼성생명은 한빛은행 중국용병 쉬춘메이(26득점)에게 연속 골밑슛을 내주더니 종료 1분24초를 남기고 김나연에게 레이업슛을 허용해 62―61로 몰리며 역전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종료 41초를 남기고 포인트가드 이미선(10득점 6어시스트)으로부터 패스를 넘겨받은 변연하가 코트 왼편 45도 방향에서 주저 없이 슛을 쐈고 볼은 림도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그물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빛은행은 쉬춘메이의 골밑슛으로 2점차까지 따라붙었으나 4.1초를 남기고 마지막 공격에서 어이없는 실책으로 무릎을 꿇었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