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쿠르드족 밀입국자 900여명을 태운 화물선이 17일 오전 프랑스 남부 리비에라 해안의 생 라파엘 볼로리스 해변에서 좌초해 프랑스 당국이 고의 좌초 여부를 조사중이다.
경찰은 좌초한 캄보디아 국적의 화물선 ‘이스트 시(East Sea)’호가 침몰하기 전 배 밑칸의 화물창에 비참한 상태로 타고 있던 10세 이하의 어린이 300명과 노인 200명 등 밀입국자 918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밀입국자 가운데 장기간의 항해 후유증을 겪고 있는 16명은 병원으로 후송됐고 나머지는 프랑스 남부 프레쥐스의 임시 수용소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
프랑스 당국은 사고 당시 구조요청이 없었던 점으로 비춰볼 때 선장이 배를 고의로 좌초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달아난 선장과 선원들을 추적하고 있다. 볼로리스 해변에서 20m 정도 떨어진 모래톱에 좌초했다가 침몰한 화물선은 1주일 전 그리스를 출발해 터키를 거쳐 프랑스 해안으로 건너온 것으로 확인됐다.
남부 이라크 출신의 한 밀입국자는 “배에 타기 전에 200달러를 지불했고 승선 직후 2000달러를 추가로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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