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무장관회담에서 한국의 차세대전투기 사업(FX) 기종 수주전에 뛰어든 미국 보잉사의 F15K기를 ‘홍보’하는 발언을 해 구매 압력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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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공조대가' 노골적 압박
당시 회담에 배석했던 정부의 고위당국자는 18일 “파월장관이 회담 말미에 인사말을 하면서 F15K기의 성능이 우수하다는 식의 짧은 언급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 발언이 무기 구매에 대한 공식요청이나 압력으로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월장관이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과의 첫 회담에서 의제에도 없던 F15K기의 성능을 거론한 것 자체가 ‘한국의 차세대전투기 사업 기종으로 F15K기를 채택해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는 파월장관의 이같은 발언을 국방부 등 관련 부처에도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F15K기 채택을 위해 이미 한국을 상대로 한 본격적인 로비에 들어간 상태인데 지난달 13일에는 크리스토퍼 본드 상원의원이, 이달 16일에는 토머스 피커리 보잉사 부사장(전 국무차관)이 각각 방한해 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만나고 돌아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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