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 바깥은 거대한 영화포스터로 '움직이는 홍보관'이 된다. 객실 내부의 바닥과 천장도 온통 영화 속 명장면을 담은 스틸사진으로 도배한다. 수십개의 모니터와 스피커에서는 수많은 '할리우드 키드'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국내외 영화 하이라이트와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의 향연까지 펼쳐진다.
봄기운이 완연해질 다음달부터 서울 지하철 3호선은 이처럼 '시네마천국'으로 바뀐다.
지난해 선보였던 지하철 6,7호선의 문화예술열차에 이어 지하철 3호선을 무대로 '씨네트레인 2001' 행사가 열리게 된다. 영화주간지 '씨네버스'와 지하철 공연예술무대를 꾸려온 공연예술기획 이일공이 공동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다음달 15일부터 두달간 계속될 예정이다.》
▽왜 지하철 3호선인가〓3호선은 국내 영화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가 동일 선상에 공존하는 ‘영상문화라인’이다.
출발점인 일산은 방송국의 영상제작센터, 야외세트장, 자동차전용극장 등이 밀집해 있는 대규모 영상타운. 1시간쯤 달리면 나타나는 종로3가역에서 단성사와 피카디리 서울극장 등 추억의 극장가를 만날 수 있다. 곧바로 국내 영화산업의 애환이 서린 충무로를 지나고 한강을 건너면 첨단 복합상영관의 메카인 강남권이 대미(大尾)를 장식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백만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이라는 일상공간에서 스크린을 ‘탈출’한 영화와의 만남이 시민들에게 신선한 활력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리는 영화관 ‘씨네트레인’〓우선 3호선의 전동차 1개 편성(10량)의 차량 외부 전체가 거대한 영화포스터로 ‘도배’된다.
‘한국영화관’ ‘SF영화관’ ‘공포 스릴러관’ ‘무성흑백영화관’ 등 각각 다른 테마로 꾸며지는 객실에는 각각 10대씩의 액정모니터와 스피커가 설치돼 2시간 분량의 영화 속 하이라이트와 영화음악이 상영될 예정.
전동차 내부의 모든 공간에는 영화사 100년을 수놓은 국내외 영화들의 명장면이 담긴 스틸사진, 포스터가 전시된다.
또 ‘스타워즈’나 ‘인디애나 존스’ 등 영화 속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본뜬 마네킹이나 각종 소도구도 전시된다. 객실 내부를 무대로 영화 속 주요 명장면들을 ‘퍼포먼스’로 재현, 출퇴근길 시민들과 영화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프로그램도 수시로 마련된다. 씨네트레인의 운행 횟수는 하루 10회.
▽부대행사〓씨네트레인의 중간정착지가 될 경복궁역이 ‘소형 영화관’으로 탈바꿈된다.
행사기간 중 300여 관람석에 영사기와 대형스크린이 설치된 지하역사 300여평에는 국내외 고전물부터 개봉예정작 등 엄선된 60여편을 매주 토 일요일에 3회씩 무료 상영한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학구파 인기여배우 ‘원앤원픽쳐스’ 조용원 대표는 “충무로역에서는 영화스타의 사인회를 비롯해 영화인 캐리커처 콘테스트, 영화인 핸드프린트 전시 등 스크린 속 영화주인공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