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의 경쟁이 치열할수록 브랜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과연 한국기업 가운데 ‘국제무대’에 통하는 브랜드를 갖고 있는 기업은 누구일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이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방법은 무엇일까.한국광고단체연합회는 월간 ‘광고계 동향’에서 학계와 광고업계, 기업체 광고담당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소개했다.
연세대 박영렬교수는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광고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현지 소비자들이 어떤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파악해 핵심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볼보사가 미국시장에서는 경제성 내구성 안전성을 강조하고 독일에서는 성능, 멕시코에서는 가격에 초점을 맞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것.
삼성전자 박성수 마케팅기획그룹 부장은 “해외 마케팅을 확대하려는 기업들의 욕구에 맞춰 광고 대행사들도 전 세계적 네트워크 구축을 서두르는 등 세계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일기획 이주형 국제1팀 차장은 “광고대행사는 고객 기업의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설득력있게 알리는 역할 외에 한국 브랜드의 경우 ‘중저가’와 ‘모방’으로 상징되는 국가 이미지의 단점을 극복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와 관련, 국가 이미지가 상품가치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한국산 표시를 제품 포장에서 없애거나 최소화하고있다고 실토했다. 88년 로만손이라는 국산 브랜드 시계를 선보인 로만손의 김태환 무역팀장은 “한국제를 앞세워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제품 이름을 스위스 지명에서 따왔다”고 털어놓았다.
이명훈 제이월터톰슨 상무는 한국 기업이 해외 마케팅 전략을 세울 때 세계 시장에 폭넓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다국적 광고대행사를 활용하는 것도 검토해봄 직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기업이 10개국 시장에 동시에 진출할 때 각각 서로 다른 대행사를 이용하면 광고집행 과정에서 혼선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이들 나라를 포괄하는 다국적 대행사를 선정하는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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