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셰필드
찬호 “울고 싶어”
올시즌 20승과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플로리다 베로비치 다저타운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코리안특급’박찬호와 소속팀 LA다저스가 간판타자 게리 셰필드의 트레이드 요구로 술렁이고 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LA타임스는 20일(한국시간) 셰필드가 사이닝 보너스가 포함된 계약연장(4년·알렉스 로드리게스 수준) 혹은 뉴욕 양키스, 뉴역 메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중 한팀으로 트레이드 시켜줄 것을 구단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美프로야구]게리 셰필드 트레이드 시나리오?
스프링캠프에 머물고 있는 다저스 캐빈 말론 단장은 이같은 셰필드의 요구에 대해 “다저스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선택을 할 것”이라며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구단 내부에선 셰필드를 트레이드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뉴역 메츠의 마이크 피아자,애드가르도 알폰소와 트레이드를 추진했지만 메츠의 거절로 불발됐다. 셰필드는 자신이 원치않는 팀으로의 트레이드를 거부 할 권리를 갖고 있다.
셰필드는 자타가 공인하는 다저스의 간판타자.
지난시즌 타율 .325, 홈런 43개, 타점 109점을 기록한 셰필드는 특히 박찬호가 등판한 경기에서 홈런포나 적시타를 펑펑 터트려 ‘박찬호 도우미’로 국내에 잘 알려져 있다.지난시즌 박찬호가 선발 등판한 8경기 연속 홈런을 날린 셰필드는 박찬호의 18승 달성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따라서 올시즌 20승과 사이영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박찬호는 ‘특급 도우미’를 잃게 돼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셰필드가 이적을 요구한 이유는 자존심 때문.
메이저리그 12년 동안 올스타전에 6번이나 출장한 셰필드는 지난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10년 2억 5200만달러에 계약한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나 매니 라미레즈(8년 1억6000만달러·보스톤 레드삭스), 데릭 지터(10년 1억 8900만달러·뉴욕 양키스) 등의 연봉계약에 충격을 받은 것.
평소 이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실력을 지녔다고 자부해온 셰필드는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과 구단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플로리다 말린스 소속이던 셰필드는 지난 98년 5월 3각트레이드를 통해 당시 다저스의 간파스타였던 마이크 피아자와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당시 플로리다와 6년간 6100만달러(약 760억원)에 2004년까지 계약을 맺은 셰필드는 다저스와 앞으로 3년간 3100만달러의 계약이 남아있다.
당시만해도 메이저리그 최고수준이었던 셰필드의 계약조건은 올시즌 경쟁자들의 연봉과 비교하면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또 자신에 대한 구단의 대접이 신통치않은 것도 트레이드 요구 이유 가운데 하나.
이날 플로리다주 다저스 훈련장을 떠난 셰필드는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돈도 돈이지만 다저스 이적 후 마땅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구단에서 내이름을 트레이드 대상에 올려놓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불쾌하다"고 구단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