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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내각 인기-주가 정비례 "시장도 정권 불신임"

입력 | 2001-02-20 18:24:00


‘내각 지지율과 주가는 정비례 관계.’ 지난해 4월에 발족한 모리 요시로(森喜朗)내각의 지지율은 묘하게도 주가와 함께 비례해 하강곡선을 그려 왔다.

어느 쪽이 먼저 영향을 미쳤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일본 정계에서는 “시장도 정권을 불신임했다” “지지율과 주가가 자민당 정치를 심판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지율 주가 동반 하락〓아사히신문 조사에 따르면 모리 내각의 발족 당시 지지율은 40%대였다. 그후 계속 떨어져 한번도 40%대를 회복한 적이 없다. 19일 조사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두번째로 낮은 9%대까지 급락했다.

발족 당시 2만462엔이었던 주가는 19일 1만3000엔대로 10개월여 만에 7000엔이나 빠졌다.

주가 총액은 440조엔에서 340조엔으로 100조엔이나 줄어들었다. 결국 내각지지율과 주가가 서로 끊임없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락 원인〓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모리총리 자신의 계속된 실언과 이에 따른 자질론 부상 때문. 최근에는 자민당의 가장 중요한 지지세력인 고령자 및 농어민마저도 모리총리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

최근 자민당 일각에서는 후임 총리와 관련, “실언만 하지 않으면 누가 돼도 상관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모리총리 주변에서는 ‘주가가 정권의 생명선’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주가가 오르면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모리총리는 지난달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자민당 정조회장에게 종합적인 주가정책을 세우도록 지시했다.

또한 정부측은 “일본의 경제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며 경제위기론을 막는 데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지난해 7∼9월의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밝혀지고 주가대책에 대한 불신, 혼미에 빠진 정국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주식시장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모리총리 퇴진 시기〓자민당 내부에서는 모리총리가 내달 2일 중의원에서 새해 예산안이 통과되면 퇴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예산안처리가 가장 중요한 현안이기 때문. 중의원을 통과한 예산안은 국회가 파행을 겪더라도 30일 이후에는 확정된다.

현재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보수당측이 모리총리의 결단을 촉구하기 시작했고 자민당 내 최대파벌인 하시모토(橋本)파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인식이어서 모리총리의 퇴진은 확실시되고 있다.

모리총리는 19일 중의원 예산위에서 실습선이 미국 원자력잠수함과 충돌했을 때 계속해서 골프를 치고 있었던 잘못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즉각적인 퇴진요구는 거부했다.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