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국인의 외국인 전용주식 매입을 허용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에게국내 주식시장을 개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영국 경제전문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 외화계좌를 갖고 있는 내국인 주식투자자들도 외국인전용 B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의 주식시장은 내국인전용 A시장과 외국인전용 B시장으로 이원화돼 있다.
114개 기업이 상장되어 있는 B시장은 지금까지 내국인의 투자가 금지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내국인 투자자들도 감독당국의 규제를 피해 B시장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B시장 거래량의 약 80%가 내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중국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B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인들의 외화예금이 1250억달러에 이르는 등 외화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B시장 주식 가격이 A시장 가격의 90% 수준으로 저평가되어 있기 때문. B시장에 상장된 114개 기업 가운데 85개 기업은 A시장에도 상장돼 있다.
경제분석가들은 이번 조치를 궁극적으로 A시장과 B시장을 통합,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를 완전 자유화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그동안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외국인의 증권투자 확대 등 주식시장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해왔다.
모건스탠리 딘위터 홍콩 지점의 분석가인 헨리 호는 “중국정부는 A시장과 B시장의 통합이 최근 중국인의 주식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고평가된 A시장의 거품을 제거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주식시장이 외국인에게 완전 개방될 경우 아시아 최대 주식시장인 일본 주식시장에 버금가는 시장이 탄생,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유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90년 12월 상하이(上海)에 최초의 증시를 개장한 이래 증시 인구가 총 5500여만명으로 증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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