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골목길에 들어선 철로와 그 옆으로 도열해 있는 옹기그릇. 아무리 골동품의 거리로 불리는 인사동이지만 이 모습은 이곳을 처음 찾은 사람들에게는 낯설을 정도로 어색하다. 예전 영화에서 연인들이 철로를 따라 걸어가며 데이트를 했던 모습을 따라 짧은 철길이지만 이곳을 걸으며 그때의 모습을 재연해 보는 것도 재미 있을 듯 싶다. 철로를 따라 입구에 들어서면 매표소가 있는데 이곳에서 무슨 표는 파는 것은 아니니, 그냥 들어서면 된다.
워낙 특이한 곳이라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꺼운 나무 문을 열고 들어서면 지금은 사라진 녹슨 빨간색 우체통이 버티고 있고 시골 장터에서 아이들의 귀를 막게 했던 뻥튀기 기계도 놓여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예전의 이발소 의자와 거울이 이곳이 심상치 않은 곳임을 알려준다. 이발소 옆으로는 조그마한 가게 모형도 전시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몇 가지의 어릴 적 불량식품과 놀이기구를 구입할 수도 있다고.
아무리 둘러 보아도 현대적이거나 고급스러운 분위기와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아빠 어렸을 적에' 아이가 있는 어른이라면 한번쯤 함께 와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자리에 앉고 직원이 가져다 주는 메뉴판을 본다면 또한 옛추억을 상기하게 된다.
메뉴판은 낡을대로 낡은 초등학교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작은 것부터 옛 것으로 변화시킨 주인의 꼼꼼함이 놀란 정도.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전의 작은 이발소나 가게 앞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런 매력때문인지 얼마 전에는 SBS 멋진만남의 '못 말리는 데이트' 코너에서 찾아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도 했다.옛추억 때문일까 일부러 이발소 의자에 앉아 보는 이들도 있다고 직원이 귀띔해 준다.
또한 주문은 뒷전이고 전시되어 있는 물건들을 관람? 하는 손님들도 가끔 있다나.
인테리어 뿐만 아니라, 음악도 철저하게 한물 간 노래를 틀고 있어 편안하게 쉬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참! 예약은 평일에만 가능.
◇위 치
학고재 골목으로 50m. 입구가 좁아 자칫 지나칠 수도 있으니 이점 주의
◇지하철
3호선 안국역 6번출구 하차
◇버 스
일 반2,6,8,84,16,205,8-1,543,143-1,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