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가 20일 유길촌 위원장의 업무복귀에도 불구하고 제작지원 대상작 선정 문제 등을 둘러싼 내부 이견을 좁히지 못해 계속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제작지원 대상작 7편에 대한 심의.의결을 위해 소집된 이날 회의는 위원들간 견해차로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순연됐다.
그러나 이날 회의 분위기 등을 감안해 볼 때 다음 회의가 열리더라도 제작지원대상작을 최종확정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길촌 위원장 사퇴서 파동을 불러 일으킨 제3차 극영화 제작지원 후보작 7편선정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일단락되지 않은데다, 이에 대한 자체 감사팀의 감사의견서 수용여부에 대해서도 내부이견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 전명호 감사팀장이 "제작지원 대상작 선정과정에 대한 감사결과`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결론이 내려진 만큼 감사팀의 감사의견을 위원회가 먼저 존중하는 것이 순서"라고 불만을 털어놓아 이런 내부분위기를 반증했다.
전 감사팀장은 특히 "이번 감사는 상임위원과 심사위원들이 먼저 요청해서 이뤄진 것"이라며 "만일 감사 지적사항대로 시정되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문제를 가리는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영진위 사무국측이 내부 감사팀의 감사의견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잇따라이의를 제기해온데 따른 불만의 표시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내부이견을 들어 유 위원장이 감사의견을 존중하자는 취지의 부연설명을곁들인 뒤 "제작지원 후보작 확정은 빠른 시일내에 회의를 다시 소집해 논의하자"고제안해 일단 사태를 봉합하는 모양새를 취했으나 회의가 한차례 중단되는 진통을 겪었다.
이어 일부 위원은 "위원장의 사퇴의사 철회를 위원회가 다시 한번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해 이에 대한 조율을 거치느라 회의가 또다시 중단되기도 했다.
두차례 정회 끝에 일단 제작지원작 확정을 뒤로 미루고 위원장 사표철회를 공식확인하긴 했지만 이날 회의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영진위의 현주소를 재확인하는데 불과했다는 것이 이를 지켜본 영화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날 회의에는 유 위원장과 이용관 부위원장을 비롯해 6명의 위원들이 모두 참석했으며 영화인협회 유동훈 이사장 등 영협 관계자 20여명이 배석했다.
[연합뉴스=이명조 기자]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