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주의 하락으로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관련종목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일 미국증시는 하루(대통령의 날) 쉰 보람도 없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3대지수가 모두 연초수준 밑으로 떨어졌다. 기업실적 악화에 대한 후유증이 계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반도체주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45%하락했다.
인텔(-8.55%) 마이크론(-9.28%) 램버스(-12.40% ) AMD(-8.66%) 등이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인텔은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반도체 주식의 하락을 촉발시켰다. 인텔의 비용축소에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살로만스미스바니증권의 저명한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인 조나단 조셉은 "인텔의 영업이익률이 이전보다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고 평가했다.
베어스턴증권의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인 찰스 바우처는 당분간 반도체 주식을 거들떠 보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적대비 현주가수준과 시장의 매매패턴은 반도체 주식들의 추가하락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당분간 반도체주식을 매수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우려를 뒷받침하듯 반도체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일 북미시장에선 128Mb SDRAM이 52주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4.10달러로 떨어졌다. 64Mb SDRAM는 보합세인 2.10달러를 유지했다.
오늘(21일) 하루만 놓고 본다면 분명 삼성전자엔 큰 악재다.
삼성전자에 대한 저가매수도 기대되지만 약세가 불가피해 보인다.
중기전망도 밝은 편은 아니다.
2월말 2/4분기 결산 (8월말 회계연도 결산)을 앞둔 마이크론이 10주물량의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저가로 내다 팔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아시아현물시장에선 128Mb SDRAM이 4달러밑에서 거래되고 있다.
마이크론의 재고가 적정수준으로 소진될 3월말까지는 삼성전자의 주가도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단기투자자들은 '반등시 매도'하라고 우동제 현대증권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조언한다.
그러나 주가는 실적을 선반영하기 때문에 반도체 가격이 약세를 보일 때 선취매하라는 견해가 많다. 대체로 2/4분기, 늦어도 3/4분기 이후에는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조정시 매수하라고 권한다. 특히 마이크론의 재고물량이 집중적으로 출회될 2월말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으라고 주장한다.(김성인 동원경제연구소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
오늘도 저가매수의 기회를 제공할지 지켜볼 일이다.
박영암 pya84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