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미국의 전역미사일방어(TMD) 체제에 당분간 참여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군사전략에 대해 우리 정부가 사실상 반대의견을 피력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 정부는 또 미국이 패트리어트 미사일 가격을 적정한 수준으로 낮추지 않을 경우 구입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태(趙成台) 국방부장관은 20일 미국의 TMD 체제와 관련 "우리나라의 지역적 특성 등을 고려해 현 단계에서 TMD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 답변에서 이같이 말하고 "미래 전장환경을 고려해 우리 실정에 맞는 미사일방어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기대공미사일(SAM-X) 사업과 관련, "현재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단일기종으로 참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미측이 지난 95년에 비해 50%가 높은 가격을 제시해 작년에 계획된 해외시험평가를 잠정 중단토록 했다"며 "적정가격으로 인하되지 않을 경우 연구개발을 포함, 사업추진 전반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주적'(主敵)개념 변경 여부와 관련, "북한이 대남군사전략을 수정하는 명백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남북군사회담을 위해`주적'개념을 변경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 및 긴장완화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질 경우 `주적'개념에 대해 적절히 검토해나갈 방침"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최건일/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