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손.' 삼성화재의 김세진(왼쪽)과 김상우가 더블블로킹으로 현대차 이인구(15)의 강타를 막아내고 있다.
“글쎄요, 오늘만 컨디션이 좋은 것은 아닐까요?”
2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슈퍼리그 남자부 3차대회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삼성화재 오른쪽 주포 김세진은 이렇게 농담 섞인 말을 던졌다. 부상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자신의 몸 상태가 못미더운 듯했지만 그의 웃음에는 우승을 향한 강한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삼성화재가 현대자동차와의 올 슈퍼리그 3차례 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며 슈퍼리그 5연패에 한발 더 다가섰다. 현대자동차는 삼성화재의 최종 결승 상대. 삼성화재는 이날 공격성공률과 블로킹, 서브 리시브의 정확도에서 모두 현대자동차를 압도해 결승전 전망을 밝게 했다.
특히 돋보인 것은 라이트 김세진의 ‘화려한 부활’. 팀내 최고인 17득점을 잡아낸 김세진은 올 슈퍼리그에서는 고질적인 왼쪽 무릎 연골 부상으로 레프트 신진식에 비해 팀 기여도가 낮았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최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하며 71.4%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 지난해 슈퍼리그 최우수선수다운 활약을 펼쳤다.
김세진의 회복으로 삼성화재는 이날 76.5%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한 신진식(14득점)과 함께 ‘좌 진식―우 세진’의 국내 최강 화력을 되찾게 됐다.
이날의 승부처는 2세트. 1세트 20―20에서 신진식의 스파이크 성공에 이어 석진욱(12득점)이 블로킹 2개와 스파이크 2개를 내리 잡아 25―20으로 세트를 잡은 삼성화재는 2세트에서 듀스를 거듭하는 접전을 펼쳤다. 결국 위기에 강한 삼성화재가 30―28로 고비를 넘겼고, 기운이 빠진 현대자동차는 헌납하듯 3세트를 17―25로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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