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남자보다 미각이 발달해 있고 특히 쓴맛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일대의대 린다 바르토셕 교수팀은 유전적으로 미각이 민감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맛의 차이를 연구한 결과를 최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모임에서 발표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미각에 민감하다. 특히 여성의 25%가량은 대단히 민감한 미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사람의 5번 염색체에 있는 유전자가 미각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유전자의 차이에 따라 혀에서 맛을 감지하는 부분인 미뢰의 밀도에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점은 여성들이 단맛보다 쓴맛에 민감한 반면 남성들은 단맛에 민감하다는 사실이다. 바르토셕 교수는 “적어도 입맛에 관해서는 남녀가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여성은 왜 쓴맛에 민감할까? 쓴맛을 내는 물질은 대부분 어느 정도 독성이 있다. 연구자들은 여성이 임신 중에 태아를 보호하기 위한 쓴맛에 더 민감하도록 진화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실제 최근 연구결과 여성들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쓴맛을 더 잘 느끼게 되고 특히 임신 중에 민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르토셕 교수는 “폐경기가 되면 쓴맛에 대한 민감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젊었을 때 보다 블랙 커피 등 쓴 음료를 더 즐겨 찾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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