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평양에서 북한 김일성 주석과 만난 한덕수(왼쪽) 조총련 의장
▲조총련 46년간 이끈 김일성 신봉자▲
21일 타계한 조총련 한덕수(韓德銖) 의장은 사망한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노선에 따라 철저히 조직을 운영해 왔다.
그는 ‘재일 조선인은 북한의 해외공민’이라는 북한의 인식을 받아들여 ‘일본 내정에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충실히 지켜 왔다.
이에 따라 북한을 방문할 때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등 북한으로부터 각별한 신임을 얻었다.
한 의장이 학교 신문 출판 상공회 은행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산하 단체를 갖춘 ‘조총련 그룹’을 만들어 일본사회에서 소외된 재일동포들의 자활을 지원해온 것도 장기집권을 가능케 한 밑천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축출 당한 사람들은 “재일 조선인이 고생해서 쌓아 올린 성과를 혼자 독차지한 인물”이라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경북 경산 출신인 그는 1927년 일본으로 건너와 일본대학 전문부 사회과에 입학했으나 1년 만에 중퇴하고 노동운동 및 사상운동에 뛰어들었다.
1955년 조총련을 결성해 지금까지 ‘종신의장’을 맡아온 그는 재일 조선인의 권리 옹호와 민족학교의 정비, 재일동포의 북송사업 등을 벌여왔다.
한 의장은 북한으로부터 ‘노동영웅’ 칭호와 ‘김일성훈장’ 등을 받았으며 북한 인민회의 대의원(국회의원)으로 재직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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