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김도훈의 지난해 운은 진짜 뭐 같았다.
프로축구 득점왕을 차지하고도 팀을 우승에 올려놓지 못해 시즌 MVP를 득점 랭킹 2위인 최용수에게 넘겼다.
그 때 김도훈은 '그래 팀을 우승시키지 못한 죄지~'라며 마음속을 달래고 마지막 대회인 FA컵을 기다렸다.
절치부심 끝에 김도훈은 FA컵에서 최다득점을 올리며 팀을 당당히 우승에 올려 놓았다.
김도훈의 마음은 은근히 대회 MVP에 쏠려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MVP는 팀 동료인 박성배에게 돌아가는게 아닌가. 감독이 추천을 했다니... 진짜 김도훈으로서는 지지리도 상복이 없는 한해였다.
다행히도 2001년 들어 국가대표에 뽑혀 활약을 하면서 올시즌 대박을 터뜨릴 것 같은 예감이 들어 김도훈은 마음을 졸이고 있다.
사실 김도훈이 국내에서 받았던 스트라이커에 대한 평가는 반쪽짜리였다. 항상 황선홍, 최용수 그리고 이동국 등 인기 선수들의 그늘에 가려 가끔 대체선수로 국가대표에 선을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히딩크호가 출범하며 두번째 경기에 첫 골을 터뜨린 후 주전 붙받이로 내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하는 행운을 잡았다.
특히 UAE전에서 올린 어시스트 헤트트릭은 그의 진가를 훌쩍 높여놓았다.
히딩크 감독에게 눈도장을 콱찍어버린 김도훈은 해외파들이 들어온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여유만만이다.
그리고 또 한번의 대박이 터질 조짐이다. 바로 프로 최고의 연봉킹 자리.
지난해 프로스포츠 최고 연봉을 받은 선수는 서장훈의 3억3000만원.
2위는 정민태의 3억1500만원. 그 뒤를 이어서 이승엽과 같이 김도훈은 3억원으로 3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 시즌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성공적인 국내 복귀 무대를 가진 김도훈은 구단에서 4억원은 무리지만 최고선수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선에서 연봉협상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혀왔다.
김기태와 홍현우가 자유계약 선수로 3년간 18억을 받았지만 10억은 계약금 성격이고 연봉은 3억을 훨씬 못미친다.
프로스포츠 연봉킹은 따논 바와 다름없다.
예상되는 연봉은 3억5000만원선.
아무튼 김도훈은 올해 아직 년초지만 운수대통을 이루는 것 같다.
올 연말까지 이 기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리라 기대해본다.
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