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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음반]스탠더드 재즈의 향연

입력 | 2001-02-22 16:01:00


"한밤에 듣는 재즈는 낮 동안 얼어붙은 세포의 뿌리까지 녹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재즈는 미세한 움직임조차 소음으로 느껴지는 고즈넉한 밤과 잘 어울리는 음악이다. 불꺼진 방, 은은한 스탠드 불빛 아래서 들으면 좋은 재즈곡들이 한 장의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묶여 출시됐다. 프랭크 시나트라부터 카운트 베이시의 음악까지 아우르는 앨범.

컴필레이션 앨범이 흔히 그렇듯 역시 스탠더드한 재즈곡들이 주류를 이룬다. 국내 재즈열풍에 발화점이 됐던 빌리 홀리데이의 'What a Difference a Day Makes'를 사라 본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고 왕가위의 에 삽입되어 왕년의 인기를 되찾은 냇킹 콜의 음악도 들을 수 있다.

여성 3대 재즈 보컬리스트로 꼽히는 빌리 홀리데이와 엘라 피츠제럴드, 사라 본의 독특한 음색과 프랭크 시나트라, 냇킹 콜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한꺼번에 들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 그들이 부른 노래는 영화나 CF에 삽입되어 이미 국내 대중들의 귀에 익숙해진 곡들이다.

과 의 메인 테마곡이었던 'Fly me to the Moon', 의 멜 깁슨이 멋지게 따라 불렀던 프랭크 시나트라의 'Night And Day', 에 삽입됐던 빌리 홀리데이의 'A Fine Romance', 등에 삽입됐던 엘라 피츠제랄드의 'I Got It Bad', 에 삽입되어 인기를 모은 알 자로의 'Ain't No Sunshine' 등이 부드럽게 귀에 감긴다.

또 하나 이 음반엔 보컬 재즈뿐만 아니라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연주곡들도 다양하게 삽입되어 있다. 톰 브라운의 'In A Sentimental Mood'가 부드럽게 귓속을 파고들고 카운트 베이시의 'Good Morning Blues' 'Diva' 등이 가볍게 흥을 돋군다.

아주 수준 높은 재즈 마니아에겐 시큰둥하게 다가오겠지만 이제 막 재즈에 눈을 뜬 사람들에겐 정말 좋은 '재즈 백과사전'이 될 만한 앨범. 보컬 재즈와 연주곡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는 앨범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앨범의 삽입곡들은 또한 완벽한 초보 수준이 아니라 '재즈 마니아 2학년용'이다. 사라 본이나 엘라 피츠 제럴드 등 유명 재즈 보컬리스트들의 익숙한 히트곡 대신 숨은 보물이 20곡이나 담겨져 있다.(록레코드)

황희연benotbe@donga.com

♬ 노래듣기

  - Fly Me To The Moon

  - Ain't No Sunsh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