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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화제]"넘지못할 금녀의 벽은 없다"

입력 | 2001-02-22 18:36:00

오리건대 여자농구팀의 코치 커스틴 맥나이트


■뉴욕타임스/Sports

한때 오리건대 여자 농구팀의 가드였던 커스틴 맥나이트는 현재 같은 팀의 코치로 일하면서 경영대학원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공부하고 있다. 프로팀의 고위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이다.

고교와 대학에서 수영선수로 활동했던 앨리슨 가디너는 운동과 관련된 직업을 가질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잠시 교사생활을 했던 그녀는 현재 애틀랜타에 있는 한 은행의 스포츠 및 이벤트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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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변호사가 되길 바랐던 샤미크 홀스클로는 현재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포워드로 활약하고 있다. 올스타 선수에 선정된 적이 있는 그녀는 나이키사와 상당히 좋은 조건의 상품사용 계약을 했으며 지난해 여름에는 게토레이의 TV 광고에도 출연했다.

지난 30년 동안 여성 운동선수들의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여성들이 운동장에서뿐만 아니라 운동장 밖의 스포츠 산업현장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최근 여성 스포츠 및 관련 스포츠 산업이 보여주는 수치는 놀라울 정도다. 기업들은 지난해 여성 스포츠 후원에 11억 달러를 썼다. 1992년의 2억8500만달러에 비하면 거의 4배나 증가한 액수. 또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에서 행정담당 여성 직원의 비율은 94년에 12%이던 것이 98년에는 34%로 늘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고위 행정직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 비율도 96년 12%에서 98년에는 41%로 치솟았다.

현재 프로리그의 행정직과 경영직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은 대부분 백인이다. 또 아직까지 선수들의 실적 평가나 드래프트 트레이드 연봉결정 등 중요 분야에는 여성들이 거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여성 프로선수들의 연봉도 남자선수들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그러나 여성들이 스포츠와 관련된 분야에서 경력을 쌓을 기회가 과거보다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또 대학의 여성 스포츠팀이 늘어나면서 팀 운동에 참가하는 여자 선수들의 수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처럼 여성 스포츠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에는 72년 제정된 교육법 개정안 9조가 많은 기여를 했다.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학교에서 성차별을 금지한 이 법안이 통과된 후 대학의 여성 스포츠팀 수는 2배로 늘어나 지금은 거의 8000개에 이른다. 그 전에는 여성 스포츠팀이 있는 종목이 한정돼 있었고 재정지원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달라졌다. 대학에서 먼저 유능한 선수들을 끌어들이려고 스카우트에 나서고 여학생들도 스포츠 분야에서 남학생들과 동등한 기회를 누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심지어는 여성 스포츠의 발전 가능성을 낙관한 나머지 아직 제대로 된 여성팀이 존재하지도 않는 종목에서 프로선수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 여학생도 있다.

뉴욕 맨해튼의 고등학생 모네이 민시(18)도 그런 여학생 가운데 한 명. 아마추어 권투 챔피언인 그녀는 자신이 가고 싶어하는 대학(노던 미시간대)에 여자 권투팀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권투선수 자격으로 대학 장학금을 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리고 여자 권투가 아직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2004년 올림픽을 위해 훈련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녀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프로선수가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http://www.nytimes.com/2001/02/13/sports/13WOM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