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재단 한편에 자리한 책꽂이 위에 얼마 전 ‘류무종 아카이브’란 간판이 올려졌다.
치과자재를 생산하는 ㈜한국다이야덴트 류무종(柳武鐘·67) 대표가 기증한 ‘국내 최초’의 기부관련 서적 자료실이다. ‘풀뿌리모금운동’ ‘모금전문가의 윤리’ ‘사회변화를 위한 모금’ 등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기부와 모금 관련 책자가 즐비하다.
- 북측가족 상봉사진모음
“캐나다를 오가며 사업을 하다보니 가장 부러웠던 게 기부문화였습니다. 기부만 받아 운영하는 병원도 있을 정도로 기부가 생활화돼 있더군요. 자원봉사도 자연스럽고요.”
반면 한국에는 돈이 필요한 곳이 많고 모금에도 관심이 많지만 모금기법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었다. 그가 본 제대로 된 모금은 열정이나 성의만으로는 안되는, 전문가의 영역이었다.
“한국에 선진 모금기법을 도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부문화가 바뀐다는 것은 한국 시민사회가 성숙된다는 얘기이므로 앞으로 100년을 바라보고 기초부터 단단히 공부하고 배워야죠.”
해외에 나갈 때마다 사온 자료에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책이 배달되고 하다보니 200여권. 그는 “아직은 자료실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하지만 책꽂이가 조금씩 채워지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자료 대부분이 영문으로 돼있어 차차 번역출간작업도 벌일 생각이다. 우선 ‘풀뿌리 모금운동’이란 서적을 번역 중이다. 다른 책들의 번역에 나서 줄 자원봉사자를 찾고 있다.
그는 이 일에 또 다른 의미도 부여하고 있다. “몇년 뒤 사업에서 은퇴할 생각인데 노후준비도 해야죠. 가능하다면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제2의 인생을 살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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