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봄. 그러나 자칫 입맛을 잃기도 쉽다. 화사한 꽃무늬가 있는 접시에 냉이 나물이나 새우 카나페를 담아 내면 어떨까.
부엌은 주부의 하루 일과가 시작되고 끝나는 곳. 오랫동안 써서 이가 빠지거나 작은 금이 간 그릇들은 주부의 노고를 치하하는 훈장과도 같다. 봄을 맞아 모처럼 큰 맘먹고 산뜻한 새 식기들을 장만하려는 주부들은 요것 조것 따지는게 많아진다. 결혼을 앞둔 미혼여성이나 부모도 마찬가지. 수백년의 역사를 지닌 명품 식기들에는 편의성 뿐 아니라 자연의 아름다움과 문화를 담고 있다.
▽예술이 담긴 디너웨어〓덴마크 도자기의 대표격인 로얄 코펜하겐은 소설 ‘아웃오브아프리카’로도 유명하다. 저자인 여류작가 아이작 디네센은 특히 블루플라워시리즈를 사랑해 소설안에서 아프리카의 대자연에 대비되는 유럽 사회의 상징으로 사용했다. 지금도 일일이 핸드페인팅과 수공예로 만든다. 커피잔 1개에 6만8000∼12만원. 디너접시는 5만∼19만원.
프랑스 브랜드 에르메스는 자연과 여행을 테마로 삽화가들의 상상력과 느낌을 담아낸다. 꽃 과일 곤충 등을 주제로 한 이국적인 정원 문양의 시에스타, 연꽃의 시원하고 고전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닐, 빨간 베리와 바나나잎이 어우러진 여름정원을 표현한 피타고르 시리즈가 인기 제품이다. 접시는 6만8000∼19만8000원, 커피잔 9만3000∼19만4000원.
독일산 빌레로이&보흐는 식기부터 타일 가구등을 생산하는 토털 홈인테리어 브랜드. 1767년 오스트리아 마리아 테레사 여왕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황실에 납품하는 특급 공장으로 지정되었다. 빌레로이&보흐가는 당대 예술가들과 친분이 깊어 유명한 예술가나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제품이 많다. 샐러드플레이트 2만4500∼8만6000원, 머그컵 1만9600∼5만6000원.
▽실용적이고 아름다운 식기〓58년 역사를 지닌 한국도자기는 세계 5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한다. 소뼈를 1000℃이상으로 태워 정제한 본애쉬(Bone Ash)를 50%이상 함유한 본차이나가 대표 제품. 1973년 고 육영수여사가 한국을 대표해 자신있게 국빈에게 내놓을 수 있는 본차이나 생산을 당부해 개발하게 됐다고. 최근 신기술로 개발한 슈퍼스트롱은 일반도자기보다 3배 이상 강도가 강하고 수명은 2∼3배 길다. 전자렌지 오븐 식기세척기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와일드 훌라워 한식기세트가 20개에 12만900원, 명가칠첩은 21개에 24만6200원.
코렐은 가볍고 잘 깨지지 않아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뜻밖에 그 소재는 잘 깨지는 유리다. 미국의 코닝연구소가 유리를 3중으로 압축한 특수 공법을 개발, 단단하면서도 가벼운 식기를 만들어냈다. 1970년 처음 탄생한 이후 96년까지 세계적으로 20조개의 코렐 식기가 생산됐다고. 코렐 52개 세트 32만9000∼4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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