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대가로 7가지 소원을 이룰 수 있다면 당신의 선택은 무엇일까. 게다가 그 악마가 엘리자베스 헐리처럼 아찔한 미녀라면.
‘일곱가지 유혹’(Bedazzled)은 1967년작 동명의 코미디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리메이크한 작품. 더들리 무어가 맡았던 악마역은 섹시한 모델 헐리로 탈바꿈한다. 마우스의 커서가 악마의 꼬리를 연상시킨 때문일까. 악마가 유혹의 대상을 고르는 방법은 인터넷 웹브라우징을 흉내낸다.
그 악마의 선택은 사람만 좋았지 주책 바가지여서 직장 동료에게 따돌림 당하는 엘리엇 리처드(브랜든 프래어저). 그는 같은 회사에서 4년이나 함께 근무한 직장동료 앨리슨(프렌시스 오코너)에 대해 애타는 속앓이 때문에 악마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엘리엇은 그 사랑을 얻기위해 돈과 권력을 지닌 남자, 감수성 풍부한 예술가, 스포츠 스타, 지적인 작가로 변신을 계속하지만 매번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한다. 하지만 누구도 완벽한 인생은 없다는 아이러니의 묘미는 두번째 소원을 거치면서 벌써 지루해진다. ‘미이라’의 섹시스타 브랜든 프래이저와 휴 그랜트의 전 애인으로 더 유명한 엘리자베스 헐리의 연기호흡도 밋밋하다. 원제 처럼 ‘현혹된’(bedazzled) 것은 주인공일까 관객일까. 24일 개봉. 15세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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