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
프로의 세계에서 주전 확보를 위한 선수간 경쟁은 피를 말리기 마련이다. 만년 후보 중에는 “솔직히 동료이지만 같은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주전이 부상이라도 당했으면 하고 바랄 때가 많다”고 털어놓는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 기록(755개) 보유자인 행크 아론도 “후보로 벤치만 지키다 주전이 경기 중 부상하는 바람에 대타로 출전해 홈런을 날렸는데 그것이 홈런왕의 계기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7월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1부리그)에 진출했으나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테리우스’ 안정환(25·페루자)이 ‘남의 불행’을 발판삼아 주전으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페루자팀 공수 주전인 크리스티안 부치(23)와 살바토레 모나코(27)가 23일 약물복용 혐의로 16개월 출장정지 처분을 받은 것. 특히 신예 스트라이커로 각광받아온 부치는 안정환의 팀내 경쟁 상대다.
올시즌 들어 2경기에 교체 멤버로만 출전해 아직 득점과 어시스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안정환으로서는 이번의 ‘행운’을 확실하게 움켜쥐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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