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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더스클럽]김영삼사장이 아이러브스쿨을 떠난 진짜 이유는

입력 | 2001-02-23 19:15:00


동창회사이트의 신화 아이러브스쿨 김영삼사장이 23일 전격 사임발표를 했습니다.

올 초에 이미 8명의 직원이 아이러브스쿨을 떠난데 이어 김 사장까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아이러브스쿨 창업멤버들이 모두 회사를 떠나게 됐습니다.

사임이유에 대해 김 사장은 공식적인 보도자료와 인터뷰에서 "전문경영인으로써 한계를 느껴 학교로 돌아 간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오랜 친분이 있는 측근들은 물론이고 내부 직원들마저도 그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김사장의 가까운 사람일수록 느닷없는 김사장의 퇴임이 학업복귀라는 '한가로운 이유'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김사장의 진짜 퇴임은 그동안 외부로도 여러차례 드러났던 '대주주 금양과의 마찰'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김 사장의 친분이 있는 인사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해 9월이후 대주주가 된 금양측의 오프라인 조직 경영체제와 성장단계에 있던 아이러브스쿨의 벤처문화와의 갈등을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 사장과 KAIST동문인 D사의 기획이사 강모씨는 "금양의 월급 인사체계가 그대로 적용돼 내부적으로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열심히 일하고 결과를 배분하는 벤처의 도전정신이 금양측의 조직체계와 갈등을 일으켰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이러브스쿨을 퇴사하고 지금은 다른 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모씨는 "금양과의 마찰로 김 사장은 오래전부터 실질적 권한이 없었다"며 "이미 떠난 창업자들도 금양측과의 갈등으로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뜸했습니다.

김 사장 역시 오래전부터 사석에서 전문경영인으로써의 한계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 사장과 사업구상을 같이 하기도 했던 C벤처의 CEO 이모씨는 "김사장이 원래 출발부터 사업을 하겠다고 뛰어든 것이 아니다"며 "생각외로 회사규모가 커졌고 어느 정도 성취감도 느꼈지만 사업을 하는 것은 다른 일이라고 얘기하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러브스쿨의 한 현직 직원도 "창업동기가 사업성 보다는 모교에 장학금 후원을 하는 등 공익성으로 출발했다"며 "김 사장은 아이러브스쿨이 커지면서 줄곧 CEO의 어려움을 호소하곤 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술인과 전문경영인,벤처창업자와 조직의 관리자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지만 또 한 명의 젊은 벤처스타가 퇴장하는 모습은 여러가지로 씁쓸한 여운을 남깁니다.

아이러브스쿨측은 김영삼사장은 다음달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 사임하고 고문역할만 하게 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김사장은 조만간 사이버동창회가 아니라 복학신청절차까지 밟아놓은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전문경영인 수업을 받을 계획입니다.

정현주fict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