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25일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공소장에서 우리 당 강삼재(姜三載)의원과 김기섭(金己燮)전 안기부 운영차장이 공모했다고 주장했으나 김 전 차장의 수사기록 어디에도 공모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검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권대변인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4차례에 걸쳐 작성된 김 전 차장의 수사기록을 검토한 결과 김 전 차장은 ‘신한국당 누구에게 돈을 줬느냐’는 검찰의 거듭된 추궁에 시종 ‘말할 수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검찰은 안기부 돈이 96년 15대 총선과 95년 지방선거에 모두 지급됐다고 주장하면서 주로 총선 부분만 조사하고 지방선거 부분은 상세히 수사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지방선거에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이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대변인은 이와 함께 “김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안기부 돈을 인출해서 곧바로 신한국당에 전달했다’고 말했는데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인출 후 1개월 이상 지나 신한국당에 전달된 금액이 15대 총선 지원금 중 530억원, 95년 지방선거 지원금 중 62억원에 이른다”며 “검찰 수사의 여러 의문을 해소하려면 특검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 전 차장과 강의원의 공모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 등을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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