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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경의 내아이 진로찾기 4]내 꿈 스스로 알기

입력 | 2001-02-25 18:44:00


“우리 애는 흥미 분야가 너무 자주 변해요.”

J중 3년생 K양의 어머니는 상담실에 앉자마자 아이가 불안해한다는 말부터 꺼냈다. 친구들이 나름대로 꿈과 목표를 정해 노력하는 것을 보면 K양은 더욱 불안해졌다. 자신도 친구처럼 명확한 목표를 갖고 싶었지만 흥미분야가 자꾸 바뀐다는 것이다. 어떤 것을 하고 싶다가도 곧 다른 것에 관심이 가는 자신이 스스로 미웠다. 자신이 정말 뭘 좋아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답답해진 K양은 “엄마! 나는 앞으로 뭘 해야하죠?”라고 묻기도 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그걸 엄마가 어떻게 아니?”라는 말밖에 해주지 못했다. K양은 전문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다. “내 딸이 정상일까요?” 어머니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자신의 흥미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호소하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상담을 받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학생도 많다. 흥미 분야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확신하거나 흥미 분야를 뚜렷하게 지각하는 아이는 드물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대한 자각은 스쳐 지나가는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일상의 작은 관심이나 호기심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은 자신의 관심을 뚜렷한 흥미로 발전시키지 못한다.

지금 자녀가 뚜렷이 원하는 직업이 없거나 장래 희망이 자주 바뀐다고 너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청소년기는 진로탐색 시기여서 흥미 분야가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분야가 바뀌면서 자신에게 적절한 분야를 찾는다면 그것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대신 작은 관심이라도 흥미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세상에 어떤 직업이 있는지 알게 해주고 관심을 보이는 직업에 대해 정보를 구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막연한 관심이나 흥미를 구체적인 현실에서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

은혜경(진로정보센터 상담원)eunhk@krive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