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김정(金貞·81·사진)할머니는 24일 제주 서귀포시 ‘문화예술의 전당’ 건립기금으로 20억원을 기탁했다.
이 돈은 김씨가 일본 도쿄(東京)에서 40여년간 건축업을 하면서 모은 재산. 서귀포시 토평동이 고향인 그는 13세때 부모를 따라 일본에 건너간 뒤 홀로 주택건설 사업을 했다.
김씨는 “예산이 없어 문화예술의 전당을 짓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돈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70년에도 남편의 고향인 남제주군 성산읍 삼달리의 땅을 초등학교 부지로 내놓고 삼달리민회관 건립비용을 대기도 했다.
슬하에 자식이 없는 김씨는 “일본의 경기가 살아나면 그동안 모은 재산을 모두 처분한 뒤 영구 귀국해 고향에 묻히고 싶다”고 말했다.
서귀포시는 김씨의 기탁금을 포함해 모두 60억원을 들여 동홍동 3600여평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200평 규모의 문화예술의 전당을 건립해 내년말 문을 열 계획이다. 서귀포시는 이 전당에 김씨의 동상과 기념비를 세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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