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옆으로 뻗은 삼청동길에는 인사동 못지않게 갤러리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좌(左) 경복궁, 우(右) 갤러리'가 바로 삼청동길이다.
좌측에는 현존하는 최대의 궁궐인 경복궁의 멋스러운 기와벽이 일렬로 늘어서 있고 우측으로는 회화, 조각, 공예 등 현대문화의 현주소를 읽을 수 있는 화랑들이 줄지어 서 있다. 요즘 들어 각 갤러리 마다 찾아온 관객들을 위한 서비스의 일종으로 카페테리아를 설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갤러리현대의 '파빌리온'은 삼청동길에 위치한 다른 갤러리 카페 중 가장 멋진 전경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계절별로 변화되는 전경이 4층에 위치한 파빌리온에서는 뚜렷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담 너머의 경복궁도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다. 단지 조금 아쉽다면 오후 6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있을 수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단체모임의 경우 오후 6시 이후에도 문을 열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개인의 경우 늦은 시간을 찾아 가면 굳게 닫힌 문만 만날 수 밖에는 없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파빌리온에서 전경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의외로 흐린 날씨란다. 물안개가 살짝 낀 날이거나, 비나 눈이 오는 날, 창가를 통해 내려다 볼 때 그런 생각이 든다는 설명이다. 평일에는 갤러리에 들려 관람을 마친 3~40대의 여성들의 주류를 이루지만 학생들의 방학기간이 되면 젊은 학생들도 자주 들리는 편이다.
토요일이면 연인들의 데이트 아지트로 사용되고 일요일이면 가족 나들이 코스로 그만일 듯. 종로나 인사동까지 걸어간다면 모를까 경복궁 부근에서 카페를 찾기는 어렵다. 만약 마땅한 카페가 없다면 '파빌리온'에 들려보자.
문을 연지 2년이 되어가지만 갤러리현대 내에 이런 카페가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덕분에 사람 가득한 번잡스러움을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파빌리온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SBS 일일아침 드라마 '용서'가 이곳에서 촬영되기도 했으며 연예계에서는 영화배우 이영애와 탤런트 김혜수, 강부자 씨 등이 종종 들린다. 일요일 오후 경복궁의 고풍스러운 고궁을 거닐었다면 경복궁이 창 너머로 보이는 '파빌리온'에서 차 한잔은 어떨까?
◇위 치
경복궁 옆 동십자각 앞 길로 도보 2분거리 프랑스문화원 부근
◇지하철
3호선 안국역 또는 경복궁역 하차, 역에서 도보로 10-15분 거리 (삼청동길)
◇버 스
광화문에서 삼청동 방면 마을버스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