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까지 일하고 아침에 늦잠을 즐기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올빼미형’ 집무 스타일이 그의 방한 일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자정이 넘어서도 업무를 보는 ‘야행성’(夜行性)이어서 오전 일찍 중요한 약속을 잡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것. 27, 28일의 첫 공식일정인 국립묘지 현충탑 헌화와 국회 연설이 모두 오전 10시반 이후로 느지막하게 잡힌 것은 푸틴 대통령의 이런 집무스타일을 감안한 러시아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러시아측이 당초 1박2일이었던 방한 일정을 2박3일로 바꾼 것도 9시간 이상의 장거리 비행에 따른 시차(時差)적응 문제와 함께 푸틴 대통령의 이런 습관을 고려한 측면이 컸다는 것.
다른 정상들과 달리 이처럼 푸틴 대통령의 오전 일정이 2시간 정도 늦게 시작되는 바람에 문화재 관람이나 산업 시찰 프로그램 등이 대부분 생략됐다고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
이 관계자는 “루드밀라 푸틴 여사(43)가 함께 방한했으면 푸틴 대통령을 대신해 우리 고유 문화를 둘러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한편 러시아측은 “밤 10시 이후에라도 숙소에서 문화행사 등을 공연하면 푸틴 대통령이 감상할 수 있다”고 제의했으나 경호와 의전문제 등으로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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