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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행 2차합병 가시화]대형화 위해 짝짓기 물밑 모색

입력 | 2001-02-26 18:47:00


한빛 중심의 지주회사와 국민―주택 합병은행 등 잇따른 대형 은행의 탄생이 은행권을 2차 구조조정으로 휘몰아 넣고 있다.

이들 대형 은행의 위력이 서서히 현실화되면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대형화를 통하지 않고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피부로 실감하기 시작한 것.

무엇보다 지난해 내내 독자 생존을 고집하며 은행간 짝짓기를 미궁으로 빠뜨렸던 신한은행이 태도를 180도 바꿈에 따라 올해 은행 합병은 훨씬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 한미은행의 대주주인 미국 칼라일펀드의 유보적인 태도로 사실상 합병이 결렬된 하나 한미은행도 새로운 합병 파트너를 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 셈이다.

▽대형화가 살길〓1월 국민 주택은행이 발을 맞춰 수신금리를 파격적으로 내리자 다른 시중은행들은 다소 긴장을 했던 것이 사실. ‘울며겨자 먹기’로 따라가면서 대형 은행의 시장 영향력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느껴야만 했다.

당초 독자 생존에서 합병 추진으로 입장 선회를 한 신한은행 최영휘(崔永輝)부행장은 “현재의 규모로는 대형 은행과의 경쟁에서 뒤질 수 있다”며 “지주사에 편입될 비은행업종은 외국계 투자를 통해 체력을 키우고 은행은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합병이 결렬된 하나 한미은행에 추파를 던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미은행의 대주주인 칼라일아시아의 김병주회장도 신한은행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이어서 그 가능성을 한층 높여 주고 있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 합병 가능성은 지난해부터 거론된 것으로 양 은행이 지닌 외환 업무와 중소기업금융업무가 합치면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이경재(李景載)기업은행장은 “아직까지 검토 단계이지만 괜찮은 카드”라며 “필요할 경우 중소기업법 개정을 건의하겠다”고 밝혀 적극적인 의사를 피력했다.

▽합병 가시화는 하반기쯤〓그러나 은행간의 합병이 직접 합병보다는 지주회사 방식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또 당장은 각 은행이 자체적인 체력을 기르는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 가서야 은행 합병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외환은행은 3월 외환카드사 매각 이후, 신한은행은 5월 금융지주사 출범 이후가 되어야 합병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금융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금융지주회사 아래 같은 자회사 형태로 있으면서 파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며 “지주회사로 합병할 경우 추가적인 금융기관 편입도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