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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조영남,"고백할 사연 많다오"

입력 | 2001-02-26 18:51:00


조영남은 오랜 가수 경력에 비해 히트곡이 드문 가수로 알려져 있다.

첫 히트곡 ‘딜라일라’(68년)을 비롯해 ‘내 고향 충청도’ ‘화개장터’ 등 크게 알려진 노래는 몇 곡 안된다.

그러나 웬만큼 알려진 노래를 꼽으면 ‘제비’ ‘보리밭’ ‘불꺼진 창’ ‘도시여 안녕’ ‘사랑없인 못살아요’ ‘옛 생각’ ‘낙엽은 지는데’ ‘내 생애 단 한번만’ 등. 그는 “워낙 다른 가수의 노래를 자주 부르다보니 그렇게 비친 모양”이라고 웃는다.

그는 올해 데뷔 35년을 맞았다. 첫 음반은 68년 ‘딜라일라’이지만 돈벌기 위해 미8군 쇼 무대에서 섰던 66년을 데뷔 시점으로 꼽았다.

데뷔 35년을 앞두고 그는 지난해부터 대형 공연을 구상했다. 가수 인생에 대한 중간 결산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3월21, 2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치는 ‘조영남의 스페셜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 정도의 대형 공연은 82년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이후 처음이다. 그는 “내 노래가 대중적이지 않은데다 빅히트곡도 없어서”라고 이유를 말한다. 특히 그는 70년대말 “외국에서 생활하다 돈떨어지면 한국에 오는 가수”라는 비난을 받아 무대에 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 오해를 풀기 위해 미국 영주권도 포기했으나 명예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내 인생의 첫 위기였습니다. 그 뒤 10여년간 그럭저럭 지내다가 90년 ‘자니 윤쇼’, 91년‘열린음악회’를 통해 재기했어요.”

그는 이상하리만큼 대통령과 인연 혹은 해프닝이 있었다. 노래로는 94년 대통령 선거 바람을 타고 ‘화개장터’가 빅히트했다. 이 노래는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이 작사했다.

또 역대 대통령들 앞에서 ‘해프닝’으로 곤혹을 치루기도 했다. 육군 합창대 복무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 앞에서 민족의 애환이 깃든 노래를 한답시고 ‘각설이 타령’을 불렀다가 나중에 ‘취조’를 받았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가 문제가 됐다. 그는 군입대 전에 ‘신고산 타령’의 일부를 ‘와우 아파트 무너지는 소리에’로 가사를 바꿔 불렀다가 그 다음날 병역 기피자로 기소되기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는 노래 도중 하모니카를 빼다가 경호원들의 제지를 받았고 노태우 전 대통령 앞에서 영부인 김옥숙 여사를 향해 ‘나 하나의 사랑’을 불렀다가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별 생각없이 노래했는데 이상하게 오해로 번졌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권위주의 정권과 ‘딴따라’는 부조화의 극치였어요.”

조영남은 이번 공연에서 두차례의 이혼 등 인생의 ‘야화(夜話)’도 털어놓을 생각이다. 그는 두 번째 부인이었던 백은실씨의 남편과도 함께 식사할 만큼 가까이 지낸다.

또 20여 차례의 개인전을 가진 화가로 나선 계기, ‘넌 노래부르지마’ 등 여섯권의 저서에 얽힌 이야기 등도 풀어놓는다.

공연 티켓은 3만, 5만, 7만, 10만원. 02―337―8474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