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무적태풍부대 기철호(奇哲鎬·56)원사가 36년10개월로 육군 하사관 중 최장기 복무기록을 세우고 28일 전역한다. 기원사는 64년 5월 19세의 나이로 입대해 말단 이등병부터 하사관 최고 계급인 원사에 이르기까지 이 부대에서만 줄곧 근무해 왔다.
기원사는 자신이 어린 나이로 군 생활을 시작한 탓에 그동안 누구보다 병사들 편에 서려고 노력했다. 군 생활 내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사병 식당에서 병사들과 식사를 하며 그들의 고통을 덜어 주려고 애를 썼고, 97년부터는 일요일마다 부인 김길혜씨(53) 큰딸 지혜씨(31·유치원장)와 함께 국수를 만들어 장병들을 먹였다.
지혜씨는 “참군인이 되는 데는 적지않은 가족의 희생이 따르게 마련이어서 아버지도 늘 이 점을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부대를 걸어 나오는 날 그동안 보낸 날들을 아름다운 기억으로 간직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원사 전역식에는 20여년전 함께 복무하다 전역했던 전우 20여명도 참석해 기쁨을 함께 할 예정이다. 기원사는 “60년대 병사들이 서로 이를 잡아주던 기억, 비록 김치와 된장국밖엔 없었지만 그것이라도 최대한 많이 먹이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던 일들이 가장 가슴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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