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누구에게나 흠이나 잘못이 있을 수 있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언론사 세무조사를 지켜보며 언뜻 그 말이 떠올랐다.
이 세무조사에 별별 이유가 다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세무당국의 설명과는 다른 시각에서 세무조사의 이유를 찾는 사람도 많다. ‘왜 하필이면 지금 세무조사를 하느냐’는 의구심이 조사 이유를 다양하게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신문사와 방송사에 대해서는 독자와 시청자가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당연하다. 독자나 청취자의 입장을 떠나서 언론사에 시비를 걸고 질타하고 불이익을 주는 것은 자칫 언론 탄압이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어떤 신문의 독자가 아닌 사람이 그 신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것은 잘못된 행태라고 생각한다.
편집권이 독립돼 있지 않아 불공정 보도가 많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일부 신문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는 단체들에 대해 해당 신문의 독자 입장에서는 분노가 치민다. 요즘 독자들은 속된 말로 핫바지가 아니다. 그들 못지 않은 지식과 판단력이 있다. 어느 신문이 여론을 제대로 대변하는지,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는지 알고 있다. 물론 자기가 애독하는 신문에 그 신문의 독자가 못마땅해 하거나 고치도록 요구할 것도 있을 수 있다. 정 못마땅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구독을 중단하게 된다. 우선 그 신문을 보고 안보고는 그 신문의 독자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른바 시장경제 원리에 맡겨 놓고 그 신문이 잘되는지 못되는지를 지켜보라.
독자들은 각 신문이 사설이나 편집 방향에서 나름대로 특성이 있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는 해설 및 논조가 있어도 독자들과 마찬가지로 언론사들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언론사도 기업이니 소득이 있으면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하며 탈세를 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언론사는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일반 기업들과는 다르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벌을 주기 위해서 하는 조사에는 언제나 뒷말이 따른다는 것도 생각했으면 한다. 많은 국민이 이번 언론사 세무조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정현(자유기고가)